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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구제역 저지 ‘3㎞·3주·돼지’가 관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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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방역 당국과 축산 농가들은 잠복기를 감안하면 앞으로도 구제역 감염 사례가 몇 차례 더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도 아직은 구제역이 확산 단계로 접어들지는 않았다고 판단한다. 발생지가 포천 지역을 넘어서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주가 고비라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그동안 방역 당국이 3대 저지선을 지켜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방역 당국은 구제역 발생 직후 방역 매뉴얼(긴급방역행동지침)에 따라 네 겹의 차단막을 쳤다. 먼저 발생 지점에서 반경 500m 내에 있는 가축은 모두 폐사시켰다. 반경 3㎞까지는 위험지역, 10㎞까지는 경계지역, 20㎞까지는 관리지역으로 지정해 통제 중이다.


핵심은 3㎞ 방어선이다. 보통 구제역 바이러스는 사람의 신발이나 사료, 차량 바퀴에 묻어 옮겨 다닌다. 그래서 이곳으로 통하는 모든 출입로를 막고 사람과 차량이 들고 나는 것을 통제하고 있다. 지금까지 발생한 네 곳의 농장 가운데 세 곳은 모두 이 방어선 안에 있었다. 나머지 한 곳은 첫 발생 농가로부터 3.5㎞ 떨어져 있지만 같은 수의사가 소를 진료했기 때문에 역학적 관련성이 밝혀진 상태다.

그러나 이 저지선이 뚫리면 확산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위험지역 밖으로 구제역이 확산되면 비상 상황이라고 볼 수 있고, 관리지역마저 뚫린다면 방역망이 무너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시기적으로는 20일 전후가 고비다. 보통 구제역은 7~14일의 잠복기를 거친다. 이번 구제역은 2일 첫 증상이 나타났고, 7일 첫 확진 판정이 나왔다. 본격적인 방역 작업은 6일부터 시작됐다. 농식품부 박현출 구제역방역대책본부장은 “20일까지 위험지역 경계선 바깥에서 추가 발생이 없다면 이론적으로는 확산을 막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변수는 돼지다. 구제역은 발굽이 두 개인 동물(우제류)은 모두 걸릴 수 있는 전염병이다. 그러나 전파 속도는 가축마다 다르다. 특히 돼지는 소보다 전파력이 최고 1000배나 강하다. 2002년 발생한 구제역이 52일이나 지속되고, 살처분 가축도 16만 마리로 늘어난 것은 돼지를 중심으로 구제역이 퍼졌기 때문이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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