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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틱 기성용, 말처럼 뛴 데뷔전 90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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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기성용이 멋진 프리킥 슈팅을 날리고 있다. 이 공은 아쉽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로이터=연합뉴스]

한국 축구의 기대주 기성용(21·셀틱)이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기성용은 17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셀틱파크에서 열린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20차전 폴커크와의 홈경기에서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국제 이적동의서 발급이 지연되고 폭설로 인해 1개월 미뤄진 데뷔전에서 기성용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 마크 크로사스와 호흡을 맞췄다. 전반 13분 페널티지역 외곽에서 시도한 프리킥은 마크 앤트완 포춘의 헤딩슛으로 이어졌지만 아쉽게 골문을 비켜갔다.

후반 21분 골대 30m 지점에서 쏜 오른발 프리킥은 압권이었다.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지만 기성용의 강력한 킥은 토니 모브레이 감독과 홈 팬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비록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만족스러운 데뷔전이었다. 경기 후 셀틱 구단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새내기 기성용이 강렬한 프리킥으로 결승골을 기록할 뻔했다. 만약 골을 넣었더라면 셀틱파크의 분위기는 흥분에 휩싸였을 것”이라면서 그를 ‘최우수 선수(Man of the Match)’로 선정했다.

이날 셀틱은 전반 19분 칼 피니건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전반 40분 그리스 킬러 게오르기오스 사마라스의 동점골로 1-1로 비겼다. 승점 38점을 기록한 셀틱은 이날 해밀턴 아카데미컬을 1-0으로 물리친 리그 선두 레인저스(승점 47)와의 격차가 9점으로 벌어졌다.

하지만 호사다마(好事多魔)일까. 기성용은 데뷔전에서 발목을 다쳐 2주간 재활이 불가피해졌다. 기성용은 후반 중반 드리블을 하다 오른쪽 발목을 접질렸다. 셀틱파크에서 경기를 지켜본 아버지 기영옥(대한축구협회 이사)씨는 “경기 후 발목이 많이 부었다. 집에 돌아와 얼음찜질로 부기를 빼고 있다”며 “팀닥터로부터 2주간 쉬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기씨는 이어 “다친 것 빼고는 무난한 데뷔전이었다. 볼 배급도 좋았고 홈 팬들에게 3∼4차례 박수를 받으며 좋은 인상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발목은 기성용이 자주 다치는 부위라 걱정이 앞선다. 기성용은 2007년 4월 대전과의 경기에서 발목을 다쳐 다음 날 올림픽팀 소집 때 목발을 짚고 합류했다. 지난해 5월 전북과의 경기에서도 왼쪽발목 부상으로 교체된 뒤 두 경기를 쉬어야 했다.

2주간의 재활은 앞으로 두 경기 결장을 의미한다. 다음 출전 경기는 28일 오전 4시45분 하이버니언과의 홈경기가 유력하다.

맨체스터=최원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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