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트먼(ebay), 피오리나(hp) 제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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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움이 강인함을 눌렀다!'

이베이 최고경영자(CEO)인 멕 휘트먼이 칼리 피오리나 휼렛패커드(hp) CEO를 제치고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기업인'에 올랐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춘은 올해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기업인 50인'을 선정한 결과 멕 휘트먼이 1위를 차지했다고 4일 보도했다. 포춘이 이 명단을 선정, 발표하기 시작한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1위를 지켰던 피오리나는 2위로 밀렸다. 휘트먼은 2002년 3위, 2003년 2위에 올랐었다.

휘트먼의 '1위 등극'에 일등 공신은 이베이의 눈부신 실적이다. 포춘은 휘트먼이 이베이의 시장가치를 600억달러로 끌어올린 것이 주요 선정 이유라고 밝혔다.

휘트먼이 7년 전 취임 당시 이베이의 매출은 570만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 이 회사의 예상 매출은 약 32억달러다. 7년 만에 무려 561배가 커진 것이다.

이러한 성장속도는 마이크로소프트나 델을 능가하는 것으로 미국 기업 역사상 가장 빠르다. 이베이는 올해 4800만명의 이용자가 320억달러 규모의 상품을 거래할 것으로 추산된다.

포춘은 휘트먼의 힘이 관습을 좇지 않는 데서 나온다고 말한다. 피오리나처럼 강한 지휘력을 갖고 있지 않지만 미묘하고 복잡한 힘을 한데 모으는 능력이 있다는 있다는 것이다.

반면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여제(女帝)' 피오리나는 실적 부진의 늪에 빠져 2위로 밀려났다. hp는 실적도 기대에 못 미쳤고 IBM.델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는 등 되레 한걸음 퇴보했다는 평가다. hp의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분기에 비해 12% 증가했지만 순익은 8% 가까이 줄어들었고 3분기 실적도 당초 목표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일(현지시간) hp의 주가는 19.06달러로 99년 피오리나 취임 당시의 주가 44.48달러에 비해 무려 60% 가까이 떨어졌다.

피오리나에 이어 화장품 업체 에이본의 CEO 안드레아 정이 3위를 유지했고, 제록스의 앤 멀케이 회장 겸 CEO, 씨티그룹 글로벌 컨슈머의 마조리 매그너 회장 겸 CEO 등의 순이었다. TV 토크쇼 진행자인 오프라 윈프리는 지난해보다 한 계단 올라 6위를 차지했다.

한편 해외 기업을 대상으로 한 여성 파워는 프랑스의 핵에너지.정보통신 업체인 아레바의 앤 로베르종 회장이 1위에 올랐고, 중국 최대의 철강 업체인 상하이 바오스틸의 시에 치화 회장이 2위를 차지했다.

포춘은 ▶세계 시장에서 운영 회사의 규모와 중요성▶회사 내 영향력▶경력▶문화.사회적 영향 등 4개의 주요 카테고리를 통해 여성 기업인을 평가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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