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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통령, 한·일 경협 강화에 무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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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22일부터 2박3일에 걸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방일(訪日)은 일본과의 실질협력에 무게를 둔 정상외교가 될 전망이다.

金대통령은 이번 방일 기간 중 모리 요시로(森喜朗)총리와 온천관광지로 유명한 아타미(熱海.도쿄 서남쪽 이즈반도)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노 타이' 차림의 격의없는 대화를 통해 내실있는 협력을 이끌어 낼 것이라는 게 외교통상부 당국자의 설명이다.

양국 정상은 우선 이번 회담이 남북 정상회담 이후 첫 만남인 만큼 최근 급진전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와 관련, 양국간 공조(共助)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모리 총리가 북.일 국교정상화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金대통령에게 '조언(助言)' 을 기대하고 있다" 면서 "특히 김영남(金永南)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의 방미(訪美)취소로 무산된 북.일 정상회담의 중개를 金대통령에게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 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일본이 세계식량계획(WFP)의 요청을 받아 검토 중인 대북(對北) 식량지원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金대통령은 꼬여 있는 국내 경제난 타개를 위해 한.일 경제협력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金대통령은 일본 도착 당일 일본 경제인 초청 만찬 등을 통해 대한(對韓) 투자확대를 적극 요청할 계획" 이라며 "일본측으로부터 향후 2년반 동안 주로 부품.소재산업 분야에 7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잠정적 약속도 받아 놓은 상태" 라고 말했다.

정상회의에서는 또 한.일 두 나라가 공동으로 아시아에서의 국제적인 전자상거래 시장을 형성하기 위한 '정보기술(IT)분야 협력 선언서' 도 채택할 예정이다.

재일(在日)한국인의 지방참정권 문제도 주요 의제 중 하나다. 金대통령은 최근 방한한 일본 연립3당 간사장에게 이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으며,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모리 총리에게 거듭 요구할 예정이어서 일본측 반응이 주목된다.

이밖에 다음달 서울에서 열릴 제3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오는 11월의 아태 경제협력체(APEC)회의, 아세안+3(남북한.일본)회의 등에서의 긴밀한 협조문제도 다룬다.

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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