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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인터넷 중독증' 상담하는 의사 김현수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온라인 공간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현실과 가상 공간의 구분이 모호해진다는 데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정체성을 찾지 못하는 것이죠. "

최근 인터넷 중독과 그 해결책을 다룬 '인터넷 중독증' 을 번역.출간한 신경정신과 '사랑이 꽃피는 마을' 공동원장 김현수(金鉉洙.35)씨.

그는 "채팅과 포르노 사이트에 중독돼 가정생활을 포기하거나 게임을 시작하면 며칠 밤낮을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것 등이 인터넷 중독의 대표적인 증상" 이라고 말했다.

"중독이란 대상이 어떤 것이든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는 그는 지난 4월부터 한국청소년재단과 이혼전문 사이트에서 상담을 시작하면서 인터넷 중독자 상담에 관심을 갖게된 뒤 지난달 1일 문을 연 청년의사 인터넷 중독 치료센터에서 본격적인 상담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현실세계보다 온라인 공간을 오히려 친근하고 편하게 느끼는 인터넷 중독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의사소통을 비롯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인터넷에 빠져들게 된다" 며 "결국 중독의 밑바탕에는 일상의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 게임 중독증이 급증하는 원인도 게임이라는 비현실적 세계에서 자기 성취감을 느끼게 되기 때문" 이라며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성장 과정이나 사회적 관계 속에서 빚어진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고 강조했다.

1992년 중앙대 의대를 졸업한 그의 전공 분야는 약물중독. 97년부터는 법무부 수원보호관찰소에서 성인 약물사범 수감명령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자신의 생활에 대한 관리능력이 있어야 중독에 빠지지 않는다" 는 金씨는 "노력없이 자신을 바꾸려는 즉각적이며 충동적인 발상을 버려야 한다" 고 충고했다.

그는 "정신적 질환과 인터넷 중독의 관계뿐 아니라 이혼 소송이나 양육권 분쟁에 있어 인터넷 중독 현상이 가진 법적 의미까지 연구를 확대하고 싶다" 고 포부를 밝혔다.

글.사진=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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