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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연장서 쏙쏙 넣은 SK, 1점도 못 넣은 동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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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1위 자리까지 바라보고 있다.”


강동희 동부 감독은 1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09~2010 프로농구 SK와의 원정 경기에 앞서 야심을 드러냈다. 선두 모비스와의 승차를 2.5경기까지 좁혀 5라운드부터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강 감독은 “오늘 지면 4라운드 잘한 게 말짱 도루묵”이라며 걱정했다. 하위권 팀에 발목을 잡히면 선두권과 경쟁하기 힘들다는 얘기였다.

SK가 동부의 꿈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SK는 연장 접전 끝에 동부를 63-52로 꺾었다. 동부의 7연승을 가로막은 시즌 두 번째 2연승이었다. SK는 시즌 개막 후 4연승을 달린 뒤 단 한 번도 연승이 없었다. SK는 김민수(사진)가 15점을 넣었고 새로 들어온 외국인 선수 크리스토퍼 가넷이 19점·11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최근 점수가 적게 나오는 프로농구의 추세를 그대로 보여준 경기였다. 두 팀의 점수는 4쿼터까지 52-52였다. 연장전이 없었다면 전날 KT&G-전자랜드전에서 나온 한 경기 양팀 합계 최소득점 기록(109점)을 하루 만에 경신할 뻔했다. 동부는 1쿼터 4득점에 그쳐 팀 한 쿼터 최소득점 타이 기록의 수모를 떠안기도 했다. SK도 득점 빈곤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였다.

점수가 안 나는 가운데 두 팀은 엎치락뒤치락했다. SK는 3쿼터까지 47-34로 크게 앞섰다. 하지만 4쿼터 동부의 거머리 같은 수비에 공격이 꽉 막혀 결국 연장전을 허용했다. 동부의 수비에 SK 선수들은 허둥대다 급하게 슛을 던졌다. 들어갈 리 없었다. SK는 4쿼터 가넷이 골밑에서 넣은 5점이 전부였다. 4쿼터만 되면 집중력이 떨어지는 고질적인 약점이 또 발목을 잡는 듯했다.

신선우 SK 감독은 “열심히 안 할 거면 옷 벗으라고 경고했다. 목적 의식을 갖고 경기에 임해야 한다”고 힘을 불어넣었다. SK 선수들은 연장전 마지막 5분에 다 쏟아부었다. 끈질긴 수비로 동부 선수들을 괴롭혔고, 자신 있게 슛을 던졌다. SK는 변현수가 자유투 4개를 다 넣으며 앞서 나갔고 김민수가 종료 1분19초 전 3점슛을 터뜨려 쐐기를 박았다.

동부는 50-52로 뒤진 4쿼터 종료 7.5초 전 표명일의 패스를 받은 윤호영의 골밑슛으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지만 연장전에서 단 1점도 넣지 못하는 수모를 당하며 무너졌다. 연장전 무득점은 2002년 SK에 이어 역대 정규리그 두 번째 진기록이다. 4위 동부는 선두 모비스와 승차가 3경기로 벌어졌다.

김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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