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군 3대 한반도 평화 ‘지킴이’ 로 나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8면

에드워드 K. 훅스(왼쪽) 소령이 아들 에드워드 G. 훅스 이병과 포즈를 취했다. [연합뉴스]

미군 6·25 참전용사, 한국인 어머니를 둔 주한미군 장교, 그리고 그의 아들이 3대에 걸쳐 한국에서 근무하고 있다. 15일 주한미군 사령부에 따르면 주한미군 공보실에서 일하는 에드워드 K 훅스(42) 소령은 아들인 에드워드 G 훅스(21) 이병과 함께 한국에서 근무하고 있다. 훅스 소령의 어머니는 김정춘(70)씨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살고 있다.

훅스 소령의 아버지는 1950년 6·25전쟁이 터지자 한 달 만에 상병으로 참전했다. 그는 전쟁에서 부상을 입고 미국으로 귀국했다가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다. 1964년부터 2년간 미 8군사령부 51통신대대에서 복무했다.

아버지는 주한미군에 근무하면서 당시 미용사였던 어머니 김씨를 만났다. 그는 김씨와의 사이에서 훅스 소령과 남동생을 낳았다. 아버지는 전역한 뒤에도 한국을 떠나지 않고 군무원 신분으로 10년간 동두천 미군기지 건축 감독관으로 일하다 2001년 6월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경기도 의정부에서 태어난 훅스 소령은 동두천에서 서울 뚝섬으로 이사해 여덟 살까지 살다가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는 한국에서 근무하기 위해 먼저 2008년 이라크 근무를 자원했다. 1년 동안의 이라크 참전으로 그토록 원했던 한국 근무를 할 수 있게 됐다.

주한미군의 사이버홍보를 맡고 있는 훅스 소령은 어린 시절을 한국에서 보내 한국말을 잘한다. 그는 “한국은 어머니의 나라이자 아버지가 한국전쟁에 참전했고, 또다시 주한미군으로 근무한 특별한 곳”이라며 “6·25전쟁이 일어난 지 꼭 60주년이 되는 의미있는 시기에 한국에 근무하게 돼 가슴 뿌듯하다”고 한국 근무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아버지는 생전에 한국인들이 정말로 좋은 사람들이고 함께 일할 수 있어 감사하고 즐거워 했다”며 “아직도 한국에서 어렸을 때 살았던 집과 놀이, 거리, 이웃 친구들, 다녔던 학교가 생생하다”고 말했다.

훅스 소령은 말레이시아 여성과 결혼해 소라야·알렉시스 등 두 딸도 두고 있다. 아들 훅스 이병은 지난해 4월 미군에 입대해 10월부터 동두천의 미 2사단 72전차대대에서 근무하고 있다.

훅스 이병은 “할머니가 75년 미국으로 이사한 뒤 한 번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없다”며 “아버지와 저는 올 여름 전에 할머니가 고향에 와서 친척들을 만나고 할아버지와 우리 가족들의 옛 기억을 함께 나누는 뜻깊은 해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훅스 소령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한반도 평화를 위해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영광스럽다”며 “정말로 ‘원더풀한 파트너십’인 한·미동맹이 더욱 굳건해질 수 있도록 자랑스러운 아버지의 아들이자 군인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