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IT, 한국과 비교하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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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9면

순수 인터넷 분야에서는 한국이 일본을 6개월~2년 정도 앞서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반면 일본은 NTT도코모의 i-모드를 앞세워 세계 무선 인터넷 시장에서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i-모드는 휴대폰을 통해 e-메일 송수신.정보검색.채팅 등을 할 수 있는 서비스. 사실 인터넷 인프라 측면에서 일본은 '기술강국' 이라는 이미지에 걸맞지 않게 한국에 뒤쳐진다.

일본의 초고속 인터넷 이용자는 33여만명(6월말)에 불과하지만 한국은 2백20만명(8월말)을 넘는다. 이는 한국의 5배가 넘는 인터넷 접속비용과 일본 정부의 소극적인 인터넷 정책 때문이다.

국가경영연구소(IMD)가 최근 발표한 '국가경쟁력 보고서' 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진전도가 미국을 1백으로 했을 때 한국은 75.8인 반면 일본은 58.8에 불과했다.

인터넷 도메인 등록수도 지난 6월 현재 한국의 'kr' 도메인이 47만여개였지만 일본의 'jp' 도메인은 17만9천여개였다.

각종 수치를 종합해 보면 유선 인터넷에 관한 한 한국이 일본보다 상당 수준 앞서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일본의 IT산업 기반과 무선 인터넷 분야를 고려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현대경제연구원의 강용중 연구위원은 "인터넷인구.전자상거래 발달 등 단기간에 달성할 수 있는 부문에서는 우리나라가 앞서 있지만 디지털 경제에서 경쟁력의 원천인 지식.기술 관련 R&D, 온라인 거래의 기반인 물류 인프라 등에선 일본에 크게 뒤지고 있다" 고 말했다.

IMD조사에 따르면 미국을 1백으로 했을때 천명당 컴퓨터수가 일본은 60.4이지만 한국은 33.6이었다.

디지털 경제의 핵심인 물류인프라 부분도 일본은 95.0인데 반해 한국은 71.6이며, 1인당 R&D지출액도 일본은 미국보다 높은 1백15.1이지만 한국은 20.7에 불과했다.

인터넷 인큐베이팅 업체인 이코포레이션재팬의 염종순 사장은 "IT 시장을 자동차 경주에 비유한다면 일본은 경주용 자동차를 만드는 기술을 가졌고, 한국은 유능한 레이서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셈" 이라'면서 "양국 기업이 제휴 등을 통한 상생(相生)전략을 써야 한다" '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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