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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지키는 사람들] 스쿼시로 ‘펄펄’ 주부사업가 권인숙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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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사업가인 권인숙씨가 스쿼시를 통해 우울증을 날려버렸다고 자랑한다. 가족은 물론 모든 이가 함께 동참했으면 하는 바람을 말한다. [조영회 기자]

이른 아침 40대 초반의 한 여성의 손길이 분주하다. 고3, 중3에 올라가는 아들·딸, 남편의 밥상을 차려주고 집안일을 마무리한다. 그는 아침시간이 지나자마자 어디론가 발길을 돌린다. 천안시 불당동 유관순체육관 내 스쿼시장. 오전 11시부터 3시간 정도 땀을 뺀다.

운동을 마치고 바로 자신의 사업장에서 일을 시작한다. 밤11시까지, 꼬박 9시간이다. 그는 매일 빠듯하게 짜인 하루를 보내고 있다.

주부이자 사업가인 권인숙(41)씨의 일상이다. ‘가족들 챙기랴, 사업하랴.’ 보통의 주부들보다 곱절의 일을 하는 ‘수퍼우먼’이다. ‘파김치’가 돼 힘들 법도 한데, 항상 생기가 넘친다. 그런 그의 모습이 주위사람들의 부러움을 산다. 하지만 지금의 행복하고 건강한 일상이 그냥 만들어진 건 아니다.

인숙씨도 여느 주부들처럼 힘들게, 아니 더욱 어려운 일상을 보낼 때도 있었다. 6년 전 스쿼시에 손을 대기 전까지는 말이다.

11년 전 남편 정원규(45)씨와 함께 식자재 유통일을 시작한 그는 5년 정도 지나면서 신체적·육체적 어려움을 겪었다.

식사를 하고나면 항상 소화불량에 시달렸다. 산후통도 느껴졌고, 손발 저림 등 혈액순환 장애도 생겼다. 무릎이 자주 시리고, 목감기도 잘 걸렸다.

병원을 정기적으로 다녀야 할 정도로 몸이 망가졌다. 당연히 약은 달고 살았다. 사업을 하는 그에게 우울증, 대인기피증까지 찾아왔다.

이건 아니다 싶었다. 하루하루, 허송세월을 보내는 것처럼 느껴졌다. 건강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이곳 저곳 눈을 돌려봤다. 그러던 중 한 신문에서 ‘스쿼시’란 단어를 찾았다.

‘나를 위한 운동’이다 싶었다. 남이 하는 것을 볼 땐 쉬워 보였지만 직접 하니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참고 열심히 했다. 두 달 정도 시간이 지나자 이때부터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운동을 시작한 이후 많이 달라졌다. 심폐기능, 체력이 좋아졌다. 다른 병들은 물론 우울증도 싹 가셨다.

권씨는 혼자만 하는 것이 미안해 가족들과 함께 하려 한다. 운동을 함께 시작했던 남편은 사업체 업무가 많아지면서 중단하고 있다.

지금도 남편에게 계속 권하고 있지만 하고 싶어도 일이 많아 못하는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자녀들에게도 적극 추천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엄마의 이런 마음을 몰라주고 컴퓨터와 씨름만 한다.

인숙씨는 스쿼시를 통해 친목도모의 계기도 만든다. 함께 운동하는 김정배씨는 보기만 하면 “식사내기 게임을 하자”고 제안한다. 운동에 나오지 못하는 날이면 전화해서 꼭 나오라고 챙긴다. 사실 그 때문에 스쿼시를 계속 하게 된 것에 고마움도 느낀다.

권씨는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이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을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자기 자신에게 ‘게으른 것이 아닌가’ 자문해보란다.

“스쿼시로 땀 빼고 나면 날아갈 것 같다”며 “직접 해보지 않고는 모른다”라고 예찬론을 펼친다.

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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