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징병제 부활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대규모 군을 장기간 파병하고 있는 미군의 병력 부족 사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뉴욕 타임스는 3일 징병제를 부활할 수밖에 없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현재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나 민주당의 존 케리 대통령 후보는 정치적 부담이 큰 징병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
신문은 "미군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현 수준의 병력을 유지하는 데도 힘든 상황이어서 한반도에 전쟁이 벌어지거나 대형 테러가 발생할 경우 대비할 수 있는 여력은 거의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상군은 특히 부족하다. 현역 육군과 해병대 병력은 지원병이나 훈련병 등 비전투 요원까지 포함해도 모두 65만5000여명. 이 정도로는 이라크(13만5000명), 아프가니스탄 (2만명) 등 현 전투지역은 물론 한국(3만6000명) 등 기타 해외지역 배치 병력을 제때 순환시키기에도 부족한 실정이다. 상당 부분은 예비군과 방위군에 의존하고 있다. 신규 병력 충원도 여의치 않다.
이러한 가운데 이라크에 병력을 더 파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라크 사태가 조기에 종결되지 않을 경우 징병제 논의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한경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