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초 수료 사법연수원생 절반 이상 취업 불투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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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오전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사법연수원의 도서관 열람실은 560석의 자리가 연수원생들로 꽉 들어찼다. 자신의 장래를 결정하는 최종 평가시험(5~15일)을 준비하며 책과 씨름하고 있는 것이다. 시험 결과에 따라 판.검사로 임용되거나, 변호사로 진로가 정해진다. 순위에서 밀리면 '백수 변호사'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성공을 예약한 엘리트들의 양성소로 불려왔던 사법연수원마저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내년 2월 연수원 수료생(34기)이 사상 최대 규모인 970여명이나 되는 데다 경제난으로 법률회사(로펌)와 기업체 등의 신규 채용 전망이 극히 어두워 연수원생들의 취업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연수원 측은 올해 법원과 검찰, 로펌.정부부처.기업 등의 채용 규모가 500명선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970여명의 연수원생 중 현재까지 40~50명만 취업이 확정됐다. 이들은 국내 대형 로펌인 김&장.태평양.세종.화우 등에서 채용을 약속받았다. 나머지 10여개 로펌은 12월 말까지 100여명을 충원할 계획이다. 성적순대로 법원과 검찰에 200여명이 임용되고, 개인 변호사 사무실과 정부부처 등에 200여명이 취업하면 나머지 500명가량은 장래가 불투명해진다.

올 초에도 연수원을 수료한 966명 가운데 5명 중 1명꼴인 213명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143명은 단독으로 변호사 개업을 했지만 경험 부족 때문에 개점 휴업인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변호사 수가 7000명대를 육박하고 있어 연수원 출신의 단독 변호사들은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진배.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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