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통산성·우정성 IT 주도권 놓고 다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부처 이기주의는 일본에도 있다.

지난달에는 통산성과 우정성이 정보기술(IT)전략회의 사무국의 주도권을 놓고 다툼을 벌였다.

한치의 양보도 없는 힘겨루기 끝에 정작 IT전략회의 사무국은 내정심의실(한국의 총리 행정조정실)로 넘어가 버렸다.

통산성 전자정책과장은 부처 이기주의에 반발해 벤처회사를 차린다며 사표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통산성과 우정성은 지난 25일 민간기업의 IT.생명공학기술을 지원하기 위한 '기반기술연구촉진센터' 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정부가 보유한 NTT주식의 배당금(매년 약2천6백억원)으로 설립되는 이 센터는 차세대 유망기술을 개발 중인 민간 연구소에 자금을 지원한다.

큰 예산이 걸린 사안이지만 통산성과 우정성이 한발씩 양보한 것이다.

또 통산성.우정성.건설성은 최근 통신인프라 확대를 위해 일정 조건을 갖춘 통신사업자들에게 전주.도로.철도.하수도를 완전 개방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NTT나 철도.전력회사들과 개별협상을 통해 비싼 값으로 회선을 임대해 온 통신사업자들로서는 큰 부담을 덜게 된 것이다.

일본 정부 부처들은 이처럼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큰 틀에서는 협조원칙을 깨지 않는다.

이철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