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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흙·나무가 벽돌·샴푸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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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 엔바이타는 전남 화순 편백나무 군림지에서 나무의 잔가지를 모아 압축해 짜낸 유액을 이용, 각종 생활용품을 만든다.

㈜엔바이타는 1990년대 국립산림과학원이 개발한 편백 정유의 추출 기술을 최근 상용화했다. 전라남도 화순의 편백나무 군림지에서 원료를 공급받는다. 지난달 초 LG이숍 등 주요 인터넷 쇼핑몰에서 이 제품의 판매에 나섰다. 이달에는 일본에 스프레이.비누.화장지 등을 수출할 예정이다.

이 회사의 대표상품은 피톤치드 스프레이다. 이 제품은 실내에 뿌리면 삼림욕을 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아토피를 앓고 있는 아이를 둔 주부나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장인이 이 제품을 많이 찾는다.

이 회사 장제원(53) 사장은 "피톤치드는 스트레스 완화 및 인체의 면역력 강화 등의 기능을 갖고 있다"며 "등산도중 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를 집안에서 쓸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하다 편백정유 상품화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엔바이타는 최근 천연 피톤치드를 미세한 크기의 마이크로캡슐에 담아 벽지나 페인트 접착제에 섞는 재료를 만들고 있다. 건자재시험연구원에서 피톤치드 캡슐을 벽지에 넣어 실험한 결과 새집증후군을 유발하는 실내의 포름알데히드의 97%가 제거됐다. 장 사장은 "피톤치드 제품은 진드기 등 집안 세균을 없애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지프렌드의 흙벽돌은 특이하다.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회색 시멘트 벽돌이나 붉은색 소성 벽돌은 섭씨 600~1200도의 가마 안에서 굽지만 이 흙벽돌은 무기물질을 흙에 섞은 후 찍어 내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그늘에서 말리기 때문에 생산과정에서의 에너지소비도 거의 없다. 석회 등 무공해 무기물질이 흙과 반응해 스스로 단단해지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1998년 고령토 물질 및 제조방법으로 특허를 따낸 이래 7개의 관련 특허를 갖고 있고 중소기업청.국제산업인증원.과학기술부의 기술인증을 받았다.

국립중앙박물관 산책로 광장 바닥은 이 벽돌로 만들어졌고 건축 중인 고양국제전시장의 벽에도 이 벽돌이 들어간다. 이 회사 김랑운 부사장은 "시멘트 벽돌과 달리 흙 벽돌은 스스로 습도를 조절하고 열을 흡수하는 등 자연 상태의 흙이 가진 기능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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