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 꽃게' 왜 했는지 궁금증 증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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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납이 들어간 꽃게와 복어가 갈수록 늘어나는 가운데 누가 왜 이런 짓을 했는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일단 국내 수입업자나 중국 수출업체가 꽃게나 복어의 무게를 늘려 값을 더 받으려고 납을 넣은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중국 현지의 인부 노임은 하루 2천원 정도. 꽃게 무게를 1백g만 늘려도 인부 하루치 임금이 나온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지의 일부 꽃게 수집상이 수익을 늘리기 위해 납을 넣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돌을 집어 넣거나 물을 주입해 얼리는 과거의 방식은 인건비도 많이 들고 복잡해 납조각을 집어넣는 것을 택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검찰도 이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보고 납 꽃게의 국내 반입경로를 역추적하고 있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부분도 있다. 수입을 늘릴 목적이라면 꽃게.복어 상자(10㎏)에 들어 있는 30~40마리 중 1~2마리에서만 납이 나오는 것은 이해가 안가는 대목이다.

이같은 점 때문에 중국 수산물 수출입업자간 '경쟁업체 죽이기' 라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 발견된 납 꽃게의 생산지는 중국 단둥(丹東)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국내 경쟁 꽃게업자들이 최근 수입이 증가하고 있는 이 지역의 꽃게 수입을 차단하기 위해 고의로 납을 넣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검찰이 수입업자의 제보로 이 사건을 수사하게 됐다는 점도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차진용.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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