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역사학계 토론회 "통일지향 역사학 필요한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그동안 남북문제에서 소외됐던 역사학계가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한국역사연구회(회장 방기중.연세대교수)는 25일 오후 1시30분 서울 사간동 대한출판문화협회 강당에서 '평양 남북 정상회담의 역사적 의미와 한국 사학계의 과제' 를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 역사학계가 공개적인 토론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앞으로 역사학계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토론회에서는 수원대 노경채 교수가 주제 발표를 하고, 김인걸(서울대).백영서(연세대).안병우(한신대).이해준(공주대.국사편찬위원회 편사부장).조동걸(국민대).최광식(고려대) 교수가 토론자로 나선다. 사회는 가톨릭대 안병욱 교수.

노교수는 논문을 통해 반공이데올로기의 벽을 넘는 '통일 지향의 역사학' 의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그는 배타적이며 주관적인 민족주의를 넘어서는 객관적.과학적 역사학,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민족의 전략 개발에 이바지하는 역사학을 '통일지향의 역사학' 으로 정의했다.

이를 바탕으로 남북한 학자들의 공동 연구와 대학간 교류, 자료교환과 사적 답사 등 구체적인 성취 방안도 제시했다. 또한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범학계적인 대책기구의 설립제안했다.

이처럼 역사학계가 목청을 높이게 된 것은 남북교류가 주로 정치.경제.문화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지난번 정상회담 때도 역사학계의 대표(역사학자인 강만길 고대 명예교수는 민화협 대표 자격이었다)가 제외되는 등 불합리한 점이 없지 않았다.

가톨릭대 안병욱 교수는 "독일의 경우, 통일이 되기 10여년 전부터 이미 서독의 학생들이 동독 역사 연구의 성과를 읽고 배우는 것을 보고 놀랐다" 며 "역사학계의 학문 교류야말로 이데올로기의 벽을 허물고 통일을 앞당기는 첩경이다" 고 말했다.

이 점을 감안해 안교수는 "계속될 남북한의 대화에서 역사학계의 역할 비중이 커져야 한다" 고 주장했다.

정재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