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올림픽 D-27] 탁구, 금메달에 자신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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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한국 탁구계는 시드니올림픽에서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12년 만의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기대주는 여자복식의 유지혜(삼성생명)-김무교(대한항공)조.

톱랭커들이 모두 출전한 지난달 브라질오픈에서 우승, 한껏 자신을 얻은 유-김조는 시드니까지 여세를 몰아갈 태세다.

이들의 자신감은 브라질오픈을 통해 중국 콤플렉스를 덜었다는 점. 유 - 김조는 세계랭킹 2위인 중국의 선진-양잉조를 8강에서, US오픈 우승팀인 대만의 첸징-슈징조(랭킹3위)를 4강전에서 차례로 꺾은데 이어 결승에서는 세계 1위인 중국의 왕난 - 리주조마저 물리쳐 코칭스태프를 흥분시켰다.

대표팀 윤상문 감독은 "중국선수들에게 얼마나 자신있게 맞서느냐가 관건이다. 선수들의 사기가 높은 만큼 금메달의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크다" 며 조심스레 결과를 낙관하고 있다.

국내 여자선수 중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두 선수가 '중국 격파' 를 목표로 콤비를 이룬 것은 지난 3월. 사실 초반에는 기대이하였다.

말수가 적은 유지혜와 하고 싶은 얘기를 속에 담아두고는 못배기는 김무교는 성격차 만큼이나 경기 스타일도 달라 한번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었다. 5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선 이은실 - 석은미조에 우승컵을 내주기도 했다.

요즘 유지혜와 김무교는 누구보다도 대화를 많이 한다. 반년 가까이 한 방을 써오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도 깊어졌다. 눈치로 서로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정도가 됐다.

유-김조의 금메달 작전은 이렇다. 이제부터 운동량을 줄이는 대신 비디오를 통한 경쟁자들의 전력 분석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계획이다. 경기중 위기 탈출을 위한 '이미지 트레이닝' 도 주된 훈련 방법이다.

"금메달요? 해봐야 알죠. " - 유지혜

"반드시 딸 걸로 확신합니다." - 김무교

다른 성격 만큼이나 대답도 다르지만 두 선수의 표정에서 중국 콤플렉스는 찾아볼 수 없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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