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성적 부풀리기' 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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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난해부터 일선 고교에서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는 성적 부풀리기에 대해 교육부와 대학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교육부는 17일 서울 등 16개 시.도교육청에 '전국 고교 1학기 성적관리실태 점검' 공문을 보내 과목별 평균성적이 상식선 이상으로 높게 나왔거나 재시험을 실시한 학교들을 보고토록 요청했다.

교육부는 또 교사가 학생들에게 문제를 사전에 암시하거나 기출.참고서 문제 그대로 출제한 경우 학교장을 경고.견책.감봉.정직 등 중징계할 방침이다.

성적 부풀리기는 2002학년도 입시에 해당하는 현재 고교 2학년생 이하 학생들부터 내신성적 산출방식이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뀌자 가급적 '수' 를 받는 학생을 늘리기 위해 학교측이 점수를 잘 주면서 나타났다.

지난해 1학기에는 전국에서 1백17개 고교가 적발돼 56명이 경고를 받았다.

대학들 역시 성적 부풀리기에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연세대는 올해 수시모집부터 전체 총점의 70%를 반영하는 학교생활기록부 성적에서 수.우.미.양.가 등 평어 성적 대신 과목별 석차백분율을 활용하기로 했다.

석차백분율을 쓰면 '수' 를 받은 학생이 많을 경우 평어 성적을 쓸 때보다 불리해진다.

한국외국어대는 내년 정시모집에서 학생부 성적을 수능 계열별 상위 백분율 성적과 비교해 반영키로 했다.

수능 상위 백분율을 15등급화해 반영한다는 것이다. 학생부 성적이 좋더라도 수능성적이 좋지 않으면 불이익을 보게 된다.

이같은 대학들의 움직임은 지난 3월 수도권지역 주요 교무처장들이 모여 고교의 성적 부풀리기에 대해 불이익을 주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상당수 대학들이 2002학년도의 경우 학교생활기록부를 반영할 때 평어성적 대신 석차백분율을 활용할 방침이어서 '수' 를 양산하는 일부 고교들의 성적 부풀리기는 오히려 학생들에게 손해를 끼치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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