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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들이 목사 고소…영락교회 분쟁 어디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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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 분쟁을 겪고 있는 영락교회.

"영락교회 독고영훈(60)장로 등은 지난 9월 21일 서울 중부경찰서에 영락교회 이철신 담임목사가 공적 지위(당회장)를 이용해 서울 노회에 제출한 문서가 사실과 다르게 위.변조해 교인들에게 불이익과 심적 상처를 주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교회 분파를 조장하는 행위를 자행해 이는 목사로서 신앙적.도덕적이지 못하다고 판단돼 부득이 수사를 의뢰하는 고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서울 강북의 대표적인 대형교회인 영락교회가 흔들리고 있다. 담임목사에 대한 불신 속에 빚어진 시무장로 그룹과 목사 사이의 알력 때문이다. 현재 영락교회 사태는 앞의 고소장에서 보이듯 사회법에 의한 고소와, 교회법에 의한 행정심판 소송의 두 갈래로 연결돼 심할 경우 친목사 대 반목사로 교회 양분을 우려할 상황으로 번지고 있다.

영락교회는 신자수 1만여명. 따라서 주로 서울 강남 지역에 포진한 충현.소망.사랑의 교회.순복음.명성.남부 순복음.금란.광림 교회 등에 신자 수는 밀리지만, 한경직 목사를 배출해냈고 역사도 오래된 교회. 때문에 새문안교회와 함께 '개신교의 대표 교회'로 꼽히고 있어 이번 분쟁은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락교회는 2000년 타계한 한경직 목사 이후 리더십의 위기를 겪어 왔다. 이철신 목사는 2000년에도 설교의 미비점 때문에 장로들로부터 한 차례 불신을 받은 바 있어 이번 사태는 오래전부터 속으로 곪아오다 터진 것으로 분석된다.

영락교회 분쟁은 서울 대형교회들 사이의 잇따른 분쟁과 구조가 비슷하다는 점도 함께 지적되고 있다. 몇해 전 담임목사직의 세습을 둘러싼 잇따른 소송이 그렇고, 목사의 공금유용 등으로 빚어진 사건들도 '불투명한 교회''사유화되는 교회' 시비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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