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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리그] 김현석 "차별 설움 실력으로 넘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일본 프로축구 득점 공동선두(15골)를 달리고 있는 김현석(32.베르디 가와사키.사진)이 일본에서 처음 맞이한 올 광복절의 감회는 남달랐다.

울산 현대에서 올해 초 베르디로 이적한 그는 '한국선수에 대한 차별은 실력으로 극복할 수밖에 없다' 는 점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이적 초기 '일본 축구가 한국 축구보다 우위' 라는 생각에 젖어 있는 팀 동료들은 시합 때나 연습 때나 김에게 공을 잘 주지 않았다.

1997년 K리그 득점왕에 올랐던 그로서는 무척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실의에 빠져 있던 김에게 같은 한국인인 장외룡 베르디 감독은 "먼저 실력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고 충고했다.

김은 이를 악물고 뛰었다. 네 골째를 넣고 나서야 동료들이 인정해주기 시작했다.

그러나 차별이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니었다.

김은 지난 12일 세레소 오사카와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어 1-0 승리를 이끌었지만 정작 MVP는 어시스트를 한 일본 선수에게 돌아갔다. 김은 언론과 인터뷰도 거부하고 라커룸에서 물병을 던지는 등 불만을 표출했다.

하지만 김은 다시 한번 마음을 고쳐먹었다.

지난해 J리그 득점왕 황선홍(가시와 레이솔)에 이어 두번째 한국인 득점왕에 올라 한국 축구의 우수성을 일본 열도에 알리겠다고 다짐했다.

전화로 김현석의 근황을 물어봤다.

- 후기 리그 개막전에서 다쳤다는데.

"늑골 통증이 심하다. 진통제 주사를 맞고 가슴 보호대를 착용한 채 출전한다."

- 일본 축구에 대해 느낀 점은.

"조직력이 탄탄하고 선수 관리도 철저하다. 3년만 일찍 왔더라면 큰 사고를 쳤을 것이다(웃음). "

- 북한 국적의 팀 동료 양규사와 관계는 어떤가.

"얼마전 집으로 초대, 저녁식사를 같이 했다. 테스트 선수로 입단, 정규 리그에서 한 경기도 못뛰었지만 가능성 있는 선수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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