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전당대회] 민주, 국방·세금정책 보수색 가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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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국의 정당은 4년마다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정강정책을 채택한다.국내외 환경변화에 맞춰 얼굴화장을 새로 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보수주의 공화당에 맞서 노조.낙태.동성애 등을 옹호하면서 진보세력을 대변해왔다.하지만 클린턴 집권 7년반 동안 민주당은 정통진보에서 중도쪽으로 움직여왔다.

15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채택된 민주당 정강정책은 이런 '중앙으로의 전진' 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대표적인 것이 안보와 세금분야다.

지난 80년대 공화당이 '전략방위계획(SDI)' 이란 미사일 방어망을 추진했을 때 "기술적으로 작동 불가능하다" 고 비웃었던 민주당은 이번엔 정강정책을 통해 제한적이지만 NMD체제를 위한 기술개발을 지지하고 있다.

징세 부분에서도 변화가 크다.전통적으로 민주당은 세금을 많이 걷어 일을 많이 하는 '큰 정부론' 을 지지해왔다.그런데 막대한 재정흑자 덕분이긴 하지만 이번에는 지출을 줄이고 대신 2012년까지 나라 빚을 모두 갚겠다는 정강을 만들었다.

물론 민주당은 진보세력을 달랠 불변의 정책도 몇가지는 고수하고 있다.동성애자 가정을 일반 가정처럼 인정할 것을 촉구하는 것은 좋은 예다.

그러나 민주당이 핵심 지지세력인 노조에만 끌려가지 않으면서 노조가 반대하는 자유무역의 원칙을 천명한 것 등은 민주당의 중도쪽으로의 변신을 증명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김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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