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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학산여고 김재엽 교사 “영어 공부에는 영어신문이 딱이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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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부산 학산여고의 김재엽 교사가 영어신문 중앙데일리를 교재로 수업을 하고 있다. 영어신문으로 꾸준히 공부하면 사교육이 필요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송봉근 기자]

“지난해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외국어영역의 난이도가 높아 많은 학생이 혼란스러워 했습니다. 입시용 교재로 문제풀이 기술만 익힌 탓이지요. 하지만, 영어신문을 읽으며 매일 꾸준히 실력을 키워왔다면 얘기가 다릅니다. 기본기가 탄탄하면 두려울 게 없으니까요.”

부산 학산여고 김재엽(52) 교사의 영어신문 예찬론이다. ‘공교육만으로도 영어를 잘 배울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진 그는 영어신문인 ‘중앙데일리’를 바탕으로 본인만의 교재를 개발해왔다.

중앙데일리는 중앙일보가 뉴욕타임스가 발행하는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과 제휴해 발행하는 영어일간지다. 올해로 창간 10주년을 맞았다.

김 교사는 중앙데일리 창간 독자다. 중앙데일리에 실린 기사를 활용해 영어 수업을 이끌어 왔다. 기사를 토대로 시험 문제를 직접 출제하고, 기사를 발췌해 보충수업과 방과후수업에서 활용해왔다.

“한국의 뉴스를 수준 높은 영어로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영어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습니다. 수능에서 실용적 내용이 독해 지문으로 많이 나오는 경향과도 맞아떨어지고요.”

특히 고3학생을 대상으로 여름방학에 운영하는 ‘1등급 만들기’라는 수업에선 매시간 기사 하나를 과제로 내 학생들에게 미리 읽고 요약해오도록 시키고 있다. 수업시간엔 학생들에게 내용을 발표하게 한 뒤 일일이 피드백을 준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호응도 높다. 강주연 학생은 “따끈따끈한 영어뉴스를 토대로 만든 교재라 시사상식도 기르고 영어 공부도 할 수 있다”며 “살아있는 영어를 배우는 느낌이 들어 좋다”고 말했다. 정영신 학생은 “김 선생님은 직접 교재를 만들어 사용하니 수업이 더 깊이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지원 학생은 “영어신문을 접하기 전에는 외국어영역이 막연히 두렵기만 했는데 이젠 어떤 독해지문이 나와도 ‘어렵겠다’는 생각보다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솔지 학생은 회의론자에서 예찬론자로 바뀐 경우다. “처음엔 기사를 번역하고 요약까지 하려니 숙제에 시간이 많이 들어 불만이었어요. 입시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도 의문이었고요. 하지만, 수업을 계속 따라가다 보니 처음에는 숙제를 하는 데 2시간이 걸렸는데 나중엔 30분 만에 끝낼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늘어 놀랐습니다.” 윤지연 학생은 “고3 학생만 대상으로 하지 말고 1학년·2학년 때부터 영어신문을 통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김 교사는 “50점을 맞던 학생이 수업 막바지에 80점으로 성적이 훌쩍 오른 경우도 많아 뿌듯하다”며 “중앙데일리 수업 마니아까지 생겼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수업 내용에 알맞은 기사를 일일이 뽑고 시험 문제도 남들보다 시간을 배로 들여 출제해야 하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 올해엔 지금까지 사용했던 수업 내용을 엮어서 교재로 정식 출판할 계획을 세우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교사의 영어신문 사랑엔 이유가 있다. 본인이 영어신문을 탐독하며 실력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중학교 때까지 육상선수를 지망했습니다. 그러다 마음을 바꿔 영어선생님이 되기로 진로를 바꿨습니다. 대학 시절부터 영어신문을 꾸준히 읽었습니다.” 영어 공부엔 꾸준함이 최고의 미덕이고, 따라서 매일 영어신문을 읽는 게 큰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앙데일리와의 인연을 이렇게 말했다. “콩글리시 없는 깔끔하고 세련된 영어 때문에 중앙데일리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뉴욕타임스와 중앙일보의 수준 높은 콘텐트까지 함께 접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고요. 일석삼조인 셈이지요. 이런 매력을 학생들과 앞으로도 계속 나누어 갈 겁니다. 학원에 갈 필요 없이 학교 수업 잘 듣고 영어신문 열심히 읽으면 입시 걱정 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전수진·김미주 기자 ,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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