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람] 교육에세이 '희망은…' 출간한 서진규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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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미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자기 엄마를 닮겠다며 굳이 장교의 길을 선택한 제 딸 성아는 제 삶의 첫번째 증거였습니다. 동시에 가슴벅찬 감동인 것도 분명합니다. 어렵게 성아를 키운 얘기를 정리한 이번 교육 에세이가 우리 모녀를 자화자찬하려는 것일 순 없습니다. 한국의 많은 부모님들을 위해 제 경험이 도움이 될까 싶은 마음, 그런 것이죠."

꼭 1년 전인 지난해 여름 서점가에서 25만부가 팔렸던 자전 에세이 '나는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 의 억척 주인공 서진규(52.여.미 하버드대 대학원 박사과정)씨가 다시 신간을 내놓았다.

모녀 사이의 '릴레이 인간승리' 를 담은 '희망은 또 다른 희망을 낳는다' (푸른숲). 원고 정리와 편집과정을 지켜보기 위해 지난 6월부터 서울 강남의 올케 집에 묵어왔던 그는 걸걸한 목소리에 에너지 넘치는 표정이었다.

실제로 이번 책은 '잘나가는 모녀의 성공담' 이상의 감동을 준다.

미국 예비역 소령인 徐씨는 본래 경남 동래 출신의 엿장수 딸. 부모 따라 이사한 충북 제천에서는 '술집 딸' 소리를 듣기 싫어 서울에 올라와 가발공장 여공생활을 했다.

다시 19세때 미국에 식모살이하러 건너가 식당 웨이트레스 생활까지 거쳤다.

그의 딸 성아씨는 두 번의 이혼을 했던 徐씨의 품에서 어렵게 자란 결손가정의 자녀였던 셈이다.

이번 신간에서는 초등학생 성아가 심각한 언어장애에 꼴찌를 도맡았던 문제아였음을 진솔하게 고백하고 있다.

"저는 형편없는 성적표를 들고 온 딸을 나무라지 않았습니다. 그럴 수도 없었죠. 제 고민은 부모가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었고 '너의 목표에서 눈을 떼지 말라' 고 기회가 날 때마다 일러줬을 뿐입니다."

책에서 그려지는 자녀교육의 메세지를 '는 설득력이 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아이는 부모의 작품' 이라는 것. 徐씨는 30년 가까운 외국생활이 믿어지지 않는 매끄러운 문장으로 딸 아이가 문제아에서 '반듯한 인성구조를 가진 책임질 줄 아는 성인' 으로 자라는 과정을 차분하게 펼쳐놓고 있다.

20년 군생활을 마치고 1996년 전역한 徐씨는 현재 국제외교사를 공부하고 있다.

조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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