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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금호동 '재개발 투자' 조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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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 서울 성동구 금호동 일대 재개발 사업이 활기를 띠며 관심을 끌고 있으나 함정이 많아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은 착공에 들어간 11구역.

서울지역 '재개발 1번지'로 불리는 성동구 금호동 일대 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투자 함정이 적지 않다.

이곳은 한강변이고 강남.도심과 가까운 입지 여건을 갖춘 데다 전체 면적(199㏊)의 41%가 재개발될 정도로 사업이 활발해 그동안 재개발 시장에서 인기주였다. 지난 6월 서울시의 재개발기본계획 발표 이후 구역 지정이 잇따르며 또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조인스랜드컨설팅 권순형 부장은 "금호동 일대 재개발은 입지 여건 등에선 전망이 밝지만 조합원이 많아 일반분양분이 적고 지분(조합아파트 배정 권리) 값도 많이 올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 재개발 가속도=전체 17개 구역 중에서 사업이 끝났거나 공사 중인 8곳을 제외한 9곳이 재개발기본계획 발표 이후 속속 정식 구역 간판을 내걸고 있다. 기본계획에서 대부분 당장 사업할 수 있는 1단계 지역으로 분류됐고, 그중 일부는 사업진행이 늦은 2~3단계에서 1단계로 상향 조정되기도 했다. 4가 206의1 번지 일대인 14구역이 지난 7월 구역지정을 받았고 13구역(2가 200번지 일대)은 구역지정을 앞두고 있다.

17, 19구역(2가 990번지 일대)과 15구역(1가 280번지 일대)은 지난해 말 기본계획안 공람공고 때 각각 2, 3단계였다가 1단계로 결정되면서 사업을 서두른다. 17, 19구역이 이달 초 구역지정 신청을 했고 15구역은 구역지정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사업 진척이 빨라지면서 지분 호가도 강세다. 17, 19구역의 5평짜리 지분이 최근 평당 200만원가량 올라 평당 1700만~1800만원 선이다. 13구역도 비슷한 수준. 14구역은 평당 2000만원이 넘는다. 한양공인 이은주 실장은 "한동안 별 진척이 없던 사업이 활기를 띠면서 올랐다. 하지만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위축 영향으로 거래가 활발하진 않다"고 말했다.

◆ 급증한 조합원 '골치'=지분 쪼개기가 극심한 탓에 크게 늘어난 조합원 수가 골칫거리. 일반분양분이 적어 조합원 추가 부담금이 늘어 사업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14구역의 경우 조합원 수가 430명 정도로 예상됐으나 지금은 500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건립 가구수(조합원분 520가구)보다 많을 수도 있다. 19구역의 경우 임대를 제외한 676가구를 지을 계획인데 조합원인 가옥주만 이보다 많은 895명이다. 성동구청 관계자는 "여러 채 있는 다세대 소유자가 지분을 팔고 토지만 갖고 있는 경우도 있어 조합원 수가 늘어날 수 있다"며 "앞으로 이 일대 재개발구역에선 일반분양분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3구역도 조합원은 913명으로 추산되는데 임대용을 뺀 건립가구수는 919가구다. 건립 가구 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평형을 줄일 수밖에 없지만 용적률 190% 이하에서 층수가 12층 이하로 제한돼 가구수 증가에도 한계가 있다. 이 경우 조합원 간 입장 차이로 재개발 추진이 지연될 수 있다.

◆ 비싸다는 지적도=가격이 비싸 투자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14구역의 경우 30평대를 받을 수 있는 7~8평짜리 지분이 평당 2200만원 선인 1억8000만원 정도. 일반분양으로 얻을 조합이익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여 30평대 조합원 분양가는 지난 5월 분양한 11구역(2억6000만원 선)보다 비싼 3억원 이상이 예상된다. 대지.건물에 대한 평가금액(6000만원 추산)을 뺀 2억4000만원 정도가 추가 부담금이 된다. 여기에 지분 구입금액을 더하면 4억2000만원으로 30평형대 아파트를 받는 셈인데 주변 30평형대 시세는 3억8000만원가량. 재개발단지가 입주할 때까지 인근 가격이 오른다 하더라도 별로 남을 게 없다는 계산이다. C공인 관계자는 "이미 분양한 구역 시세를 좇아 지분 값이 덩달아 올라 투자성이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또 한강 조망권은 일부 동의 일부 가구에서만 가능하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안장원 기자

***바로잡습니다

10월 1일자 E11면 '서울 금호동 재개발' 기사 중 19구역에서 임대아파트를 제외한 가구수는 676가구가 아니라 851가구입니다. 분양과 임대 가구수 계산에 착오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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