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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측 대표들, 화해바람 타고 본명 공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북한에서 온 회담 대표들이 이번엔 가명(假名) 대신 각자 본명을 공개하고 나섰다.

장관급 회담 북측 단장인 전금진 내각 책임참사는 28년간 남북대화 때마다 사용해 왔던 '전금철' (全今哲)이란 이름을 버렸다.

이번에 '보장성원' (지원요원)으로 참가한 '권호웅'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참사도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 준비접촉 때까지는 '권민' (權珉)이란 가명으로 나왔었다.

정부 관계자는 30일 "북한의 '대남 일꾼' 들이 남북 화해.협력 시대에 발맞춰 변화된 모습을 보이려는 것" 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움직임은 김대중(金大中)정부 출범 이후 간간이 확인되다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본격화하고 있다는 게 당국의 분석이다.

'6.15 공동선언' 합의.서명 때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최측근으로 모습을 드러낸 임동옥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도 정보당국의 분석 결과 과거 남북회담 연락관 등으로 서울을 왕래했던 '임춘길' 로 파악됐다. 또 남북 고위급 회담 대변인을 지낸 안병수도 남북 정상회담 때 '안경호' 란 이름을 썼다.

백남순(白南淳)외무상도 1994년 6월 정상회담 부총리급 예비접촉 때 '백남준' 이란 이름으로 남북대화를 주도했던 인물이다. 그는 98년 외무상 임명과 동시에 가명을 없앴다.

6공화국 당시 박철언(朴哲彦)안기부장 특보의 카운터파트였던 대남통 한시해(韓時海)는 '한시혁' , 80년대부터 대남 민간접촉에 나선 박태호 조선불교도연맹 위원장은 '박태화' ,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인 김영호는 '김영대' 가 본명이다.

대남 비밀 공작사업 책임자인 강주일 노동당 대외연락부장은 '강관주' 가 본명으로, 여성동맹 강관선 부위원장과 오누이 관계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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