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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홀] '죽거나…' 개봉후 인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제작비보다 복사비가 더 비싸다? 농담 같은 사실이다.

류승완 감독의 저예산 독립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가 화제다. 6천5백만원을 들인 영화에 1억~2억원의 복사비가 추가된다.

영화 전문용어를 빌리면 '블로 업(blow up)' . 16㎜ 필름으로 만든 원작을 35㎜ 필름으로 확대하는 작업이다.

이유는? 당연히 관객 반응이 좋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서울 코아아트홀 한 곳에서 개봉한 이후 첫회(오전 10시30분)를 제외하고 객석 점유율 90%를 기록 중이다.

현재 1만여명의 관객이 다녀갔다. 이전에 유일한 16㎜ 장편 개봉작이었던 '하우등' 이 3주간 전국에서 4천8백명을 동원한 것에 비교하면 대단한 수치다.

그런데 복사는 왜 하나? 일반극장에서 상영하려면 35㎜ 영사기에 맞게 필름을 키워야 하기 때문. 상영의사를 밝히는 극장이 많아 한국 영화 최초로 일본에서 '블로 업' 하게 됐다. 복사비는 국내외 영화투자사들이 부담한다.

"처음엔 크게 키울 생각이 전혀 없었으나 관객의 요청을 물리칠 수 없었다. 다만 복사과정에서 화질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 류감독의 소감이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는 청소년.경찰.조직폭력 등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점을 다룬 영화. 다음달 5일 전국 20여 극장에서 본격 개봉한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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