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 신용등급 상향에 날갯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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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은행.증권주가 모처럼 반등하며 주도주로 다시 부상할지 주목된다.

은행.증권주는 지난 5월말과 6월 중순에도 상승을 선도하며 다른 종목의 상승을 이끈 바 있다.

25일 주식시장은 전반적으로 침체가 이어졌으나 은행주와 증권주 지수는 각각 2.45%, 2.16% 상승했다.

은행주 중 하락한 종목은 광주.전북은행뿐이었으며, 조흥.한빛.외환.국민.주택은행 등 나머지 11개는 올랐다.

증권주도 서울.부국 등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올랐다.

이날 은행주 상승은 전날 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의 신용평가등급 상향 조정으로 개인들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이다. 증권주도 데이 트레이더들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사자 주문이 들어왔다.

동원경제연구소는 이날 은행주 보고서에서 투자부적격 등급(Ba1)에서 투자적격 등급(Baa3)으로 오른 국민.주택.신한은행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해외 채권을 발행할 수 있게 돼 외화자금을 싼 금리로 조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신한은행은 기업 대상의 도매금융 비중이 가장 높아 상대적으로 외화자금 수요가 크기 때문에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소는 그러나 기업의 해외투자가 침체된 상태에서 외화자금 수요가 그리 크지 않고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국내외 금리차가 많이 좁혀졌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에 따른 국내 은행의 수익성 개선 폭은 미미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대증권 백종일 금융팀장도 "은행주 신용등급 상향 조정이라는 호재는 주가에 대부분 반영된 상태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점치기에는 무리가 있다" 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SK증권 박용선 투자정보부장은 "외국인과 기관이 매수세력으로 자리잡지 못하는 상태에서 개인들이 선호하는 은행.증권주가 주도주가 될 가능성은 크다" 면서 "신용등급 상향 조정이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된 것은 사실이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낼 만한 재료인 만큼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 고 말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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