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세계 바둑' 7월19일부터 예선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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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멀고도 멀다. 그러나 아마추어들은 단지 세계정상의 프로들과 같은 무대에서 싸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국내기사, 외국기사, 아마추어등이 모두 함께 만나는 제5회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선수권대회가 19일 대장정의 첫걸음을 뗀다.

실력만 있으면 누구라도 우승컵을 가져갈 수 있는 세계대회로는 유일한 오픈대회인 삼성화재배는 이미 지난주부터 국내 아마추어 선발전을 시작하여 홍맑은샘7단, 이철주5단, 안재성5단등 3명이 출전권을 따냈다.

전국의 아마추어 강자 2백여명이 출전한 이 대회서 세계아마대회 한국대표였던 홍맑은샘7단과 대학강호 출신인 이철주5단이 결승에 올랐고 18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홍7단이 영광의 우승컵을 차지한 것이다.

이들 외에 삼성화재배에는 세계선수권자인 일본의 사카이 히데유키7단(坂井秀)7단과 유럽선수권자 등 2명의 아마추어가 더 참가한다.

아마추어라도 그리 호락호락한 것만은 아니다. 세계아마선수권자였던 중국의 류쥔(劉鈞)7단은 1996년의 1회 대회때 프로 강자들을 연파하고 예선을 통과하여 세계32강이 겨루는 본선에 나갔을 뿐 아니라 본선1회전에서도 중국의 류샤오광(劉小光)9단을 격파하여 큰 파란을 일으켰다.

국내 아마추어들도 대진운이 따르면 몇판 정도는 건지곤 했다. 젊은 기사들을 만나면 맥을 못추지만 노장이나 여성기사들을 만나면 힘을 낸다.

프로들로서는 그러므로 아마추어를 만나는 것이 괴롭다. 이기면 본전이고 지면 두고두고 구설수에 오르기 때문이다.

일본에는 오래전부터 아마와 프로가 함께 출전하는 국내 오픈기전이 있었다.

한국은 프로들의 완강한 반대로 이뤄지지 않다가 삼성화재배가 그 첫 테이프를 끊었다. 조훈현9단도 "아마추어와 승부하는 것은 싫다. 그것만은 말아달라. " 고 했지만 요즘엔 한발 양보했다.

중앙일보가 주최하는 삼성화재배는 "바늘구멍이라도 좋으니 참가의 통로만이라도 열어달라." 는 아마바둑계의 소원을 받아들여 창설 때부터 기전을 오픈했다.

우승상금 2억원의 삼성화재배는 외국기사가 대거 참여하는 27일의 통합예선부터가 본격적인 대회다.

19일부터의 예선은 프로와 국내 아마추어만 참가하고 27일의 통합예선부터는 예선 통과자들, 그리고 자비로 출전한 외국기사들이 함께 싸운다.

예선전에 걸린 본선 티켓은 16장.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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