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원재료가 1년새 24.5% 급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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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압박이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4월 이후 두달째 내림세를 보였던 원유 등 원재료 가격이 6월 중 큰폭의 오름세로 돌아섰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중 가공단계별 물가동향' 에 따르면 원재료 가격은 원유(13.1%).액화천연가스(10.1%) 등을 중심으로 5월에 비해 6.5%,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22.3%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원재료 가격은 지난 4월(-0.1%)과 5월(-4.7%)엔 전달보다 내림세를 나타냈으나,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지난해 8월 이후 11개월째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상반기 전체로는 원재료 가격이 전년 동기보다 27.5% 올라 외환위기로 수입물가가 크게 올랐던 1998년 상반기(34.6%)를 제외하면 제2차 오일쇼크 때인 81년 상반기(30.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고 설명했다.

원재료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제유가는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지난 1월 배럴당 23.4달러에서 6월엔 27.3달러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같은 유가 상승을 반영, 경유(7.8%).나프타(9.3%) 등 중간재도 전달보다 1.0%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선 5.3% 상승했다.

이밖에 엔화 및 마르크화 강세로 정밀기기 및 기계류 등 수입품을 중심으로 자본재가 전달보다 0.3%, 소비재가 석유제품과 과일류 위주로 0.7% 상승해 최종재 전체로는 0.6% 올랐다.

그러나 상반기 전체로는 최종재 물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선 1.1% 하락함으로써 물가 안정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원재료 및 중간재 가격이 크게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종재 가격이 안정을 이룬 것은 생산성 향상으로 기업이 가격을 낮출 여력이 생긴데다 국산품과 수입품간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원가부담을 제품가격에 전가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원재료가격이 오르는 만큼 물가압박은 커지기 때문에 향후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은은 매달 국내시장에 공급되는 모든 재화를 가공단계에 따라 원유.철광석 등 원재료와 이를 한번 가공한 중간재, 기업이나 소비자에게 가는 최종재(자본재 및 소비재)로 나눠 가격동향을 조사하고 있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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