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할인점 경남 중소도시 공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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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창원.진주.김해.진해.통영.거제시 등 경남지역 주요 도시에서 대형 할인점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부산시장을 장악한 대형 할인점들이 인근 경남 지역 중소 도시를 집중 공략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대형 할인점이 들어서는 지역의 주변 슈퍼마켓.구멍가게 등 영세 상가들이 큰 타격을 걱정해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 어디에 누가 진출하나=경남지역 도시에서 연내 새로 문을 여는 대형 할인점은 5곳.부산 유통업체인 아람마트는 8월 초 창원 공설운동장 인근에 창원점을 개장하고 연말에는 진해점을 개설할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오는 10월 김해시 내동에 김해점을, 11월에는 창원 용호지구에 창원점을 연다.

E마트는 8월 중순 진주시 본성동에 진주점을 개장한다. E마트 진주점은 진주에 최초로 진출하는 대형 할인점. E마트에 이어 다른 유통 업체들도 진주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E마트는 또 2001년.2002년에 울산.통영.거제 등에 진출할 예정이다. 이들 할인점은 1천5백 평에서 4천2백 평에 이르는 매머드급. 하루 평균 매출이 1천5백평 매장은 1억2천여만원, 3천평 매장은 2억5천만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E마트 진주점(3천5백 평)은 개장 초기에는 하루 3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슈퍼마켓 3백 곳과 맞먹는 매출이다.

아람마트 임건우(林建佑.40)운영팀장은 "부산의 할인점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러 더 이상 점포를 낼 곳이 없다" 며 "투자비가 적게 들이면서 이익을 낼 수 있는 중소도시에 중점적으로 점포를 내고 있다" 고 말했다.

◇ 현지 상가 초비상=대형 할인점이 들어서는 주변 상가마다 "문 닫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며 절망감에 빠져 있다. 다양한 상품을 싼값에 공급하는데 당해낼 재간이 없다는 것이다.

택시.시내버스 등 운송업계도 대형 할인점들이 수십대의 셔틀버스를 운행하면 승객이 크게 줄지 않을 까 걱정하고 있다.

진주지역 운송업체 노조와 상가협의회 소속 상인 등 1천여 명은 14일 오후 3시 남강 둔치에서 'E마트 셔틀버스 운행저지 결의 대회' 를 연다.

셔틀버스 운행저지대책위 민영하(民泳河.45)위원장은 "E마트가 진주뿐 아니라 사천.남해.하동 등 진주 주변 도시까지 셔틀버스를 돌릴 계획인 것으로 안다" 며 "시골과 도시 골목골목을 다니며 손님을 싹쓸이 해 가면 운송업체와 영세상인들은 줄줄이 도산할 것이 뻔하다" 고 말했다.

진주상의 정상효(鄭相孝.43)조사부장은 "중소도시에 대형 할인점들이 들어서면 당장 지역의 소상인들이 큰 타격을 받고 지역 자금도 유출되는 등 지역경제가 어려워 진다" 며 "자금 유출을 막고 현지 주민을 고용하는 등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 고 말했다.

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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