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대 생명 지키는 팀 닥터 조경기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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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K2 베이스캠프에 동행한 의사의 훈훈한 인술(仁術)이 빙하 위에 던져진 등반대원들의 마음을 녹이고 있다.

원정대의 팀 닥터인 조경기(50.아주대 신경외과장)박사. 그는 지난 11일 동국대 브로드피크원정대의 고소 포터인 니사르 후세인(25)이 등반 중 낙석에 두개골이 깨지는 중상을 입고 K2 베이스캠프로 후송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12일 캠프Ⅱ까지 오르려던 계획을 변경, 베이스캠프로 내려가 환자를 치료했다.

조박사는 "환자의 상처는 두피가 찢어지고 뼈가 드러날 정도로 심했으나 다행히 골절이 안돼 소독과 10바늘 정도 꿰매는 것으로 충분했다. 1주일 이내에 회복될 것" 이라고 설명했다.

연세대 의대 산악반에서 활동했던 조박사는 매년 설날이면 3~4일간 설악산의 토왕폭.실폭에서 악우(岳友)들과 빙벽을 오르곤 했다. 직장을 아주대병원으로 옮긴 1996년부터는 한달에 두차례씩 인수봉에서 암벽을 즐기는 매니어다.

조박사는 "산은 순수하다. 의사생활의 스트레스는 암벽을 타고 정상에 오르는 동안 깨끗이 사라진다" 며 산악 예찬론을 편다.

그는 대학시절 척추종양수술을 받아 군면제를 받고 당시 전공의 필수과정이었던 무의촌 진료를 위해 지리산 뱀사골에서 6개월 동안 생활했다. 그곳에서 국내 최초의 에베레스트 등정을 꿈꾸며 매일 10㎞ 산악구보를 했다.

그러나 77년 고상돈씨의 에베레스트 등정 소식을 듣고 본격적인 전문 산악인의 꿈을 접었다고 한다.

K2=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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