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0년차인 유현옥(39.경기도 광명시 하안동)주부는 푹푹 찌는 삼복더위를 며칠 앞두고 배추 20포기를 들여다가 김치를 담갔다.
배추 20포기는 보통 유씨가 겨울철에 담그는 김장의 절반에 해당하는 양. 식구가 갑자기 는 것도 아니고 집안 잔치가 있는 것도 아닌데 한 여름에 김장수준의 김치를 담그기로 한 것은 지난달 김치냉장고를 장만했기 때문이다.
가족이라곤 남편과 외아들밖에 없는 김영미(35.서울 서초구 방배동)주부도 3년전 겨울 김치냉장고를 장만한 후론 한꺼번에 많은 김치를 담가두고 먹는다.
특히 장마를 앞두고 배추값이 뛸 것에 대비, 아예 김장을 해 여름내내 김치 걱정없이 보내고 있다.
김치냉장고가 주부들의 인기를 얻으면서 여름에도 김장을 담그는 새로운 풍속이 생겨나고 있다.
여름 김장의 장점은 식재료가 쌀 때 담가 김치가 '금(金)치' 가 되는 것에 대비할 수 있다는 것.
최근 이러한 현상은 김치냉장고 구입 열풍으로 이어져 일부 인기제품은 때아닌 품귀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딤채' 란 브랜드로 김치냉장고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만도공조㈜의 경우 지난달부터 주문이 몰려 1주일 정도 기다려야 제품을 받을 수 있다.
이 회사 마케팅팀 김종우 과장은 "김장철이 아닌 한여름에 품귀현상이 나타난 것은 처음" 이라며 "소비자들이 빨리 제품을 받을 수 있도록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 고 말했다.
후발업체인 삼성.LG.청호.대우캐리어 등도 판매량이 늘어 업계에서는 전체 시장규모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현옥 주부는 "김치냉장고가 있으면 배추나 양념값이 쌀 때 많이 담그는 것이 시간이나 비용 면에서 훨씬 경제적" 이라며 "앞으로는 김장이란 단어가 1년내내 보편적으로 쓰일 것같다" 고 말했다.
유지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