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충격’ … “한국 기업에 크게 한 방 먹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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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이번 UAE 원전 입찰 패배를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레제코와 르피가로 등은 프랑스가 원전을 놓고 한국·미국 등과 경쟁을 벌였던 과정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패인을 분석했다. 프랑스24 등 TV 뉴스에서도 이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경제전문 일간지인 레제코는 이번 패배를 놓고 “프랑스가 한국 기업에 크게 한 방 먹었다”고 표현했다.

프랑스 언론은 가격 경쟁력을 결정적인 패인으로 지적했다. 특히 달러 대비 유로화가 너무 높아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번 패배로 프랑스의 원전 전문가들은 앞으로 있을 다른 나라에서의 입찰에도 자신감을 잃었다. “돈 많은 UAE에서도 가격에 밀렸는데 누가 비싼 프랑스 원전을 선택하겠느냐”는 반응이다. 프랑스는 특히 이번 수주가 사르코지가 오래 공들인 작품이었다는 점에서 더 충격을 받고 있다. 사르코지는 지난해 초 원전사업 논의를 위해 UAE를 찾았다. 이때 양국 간 원자력 발전 협력 동의안에 서명했다. 프랑스가 이런 동의안을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원전 수주를 위한 것이었다. 이후에도 사르코지 대통령의 오른팔인 클로드 게앙 대통령 비서실장이 원전 건으로 아부다비를 수시로 드나들었다.

사르코지로서는 자신의 비즈니스 불패 신화가 깨졌다는 점에서 크게 당황하고 있다. 특히 내년에 지방선거가 치러질 예정이어서 정치적으로도 타격을 입었다. 그간 사르코지는 중국과 알제리 등에 원전을 팔았다.

파리=전진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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