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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 수상한 물체·행동 스스로 인식 범죄 예방하는 똑똑한 CCTV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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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올해는 충격적인 사건들이 유난히 많았다.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한 엽기적 강력 범죄들은 추적이 쉽지 않지만 최근 CCTV가 범인 검거에 결정적 단서를 제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CCTV 같은 보안시스템이 범죄를 예방하고 범인 검거율을 높이는 건 고무적이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범죄를 실시간 감시하고, 범죄 가능성을 예측해 치안당국과 함께 범죄 예방을 위한 사전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 사건 발생 이후엔 첨단 정보기술(IT)을 활용해 범인 검거에 필요한 제반 정보를 신속히 분석해 제공해야 한다.

공공 안전시스템을 상호 연결해 공조가 되도록 ‘똑똑한 치안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것이다. 실제로 디지털 CCTV를 활용한 지능형 치안 시스템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를 통해 수집한 각종 데이터를 지능형 소프트웨어로 즉각 분석 가공해 패턴화시키고 범죄 예방과 범인 검거에 곧바로 활용한다.

뉴욕 경찰의 실시간 범죄센터(Real Time Crime Center)는 뉴욕시의 1억2000만 건, 미국 전체의 330억 건의 범죄 관련 기록을 데이터베이스로 관리한다. 고도의 분석과 검색 기능을 통해 대형 화면에 필요한 정보를 시각화한다. 용의자의 문신이나 범죄 이력, 현주소와 함께 얼굴 사진이 표시되며 이런 정보는 일선 경찰관에게 제공된다. 뉴욕은 이 시스템을 도입해 범죄율을 27%포인트 줄였다.

2004년 폭탄 테러 사건을 겪은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는 통합보안응급센터(ISECM)를 만들었다. 이곳에서 경찰·구급차·소방서·고속도로 관련자들이 실시간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27m 높이의 스크린에는 감시 카메라에서 얻은 교통정보 동영상과 GPS 데이터가 표시된 지도가 뜬다. 특정인의 위치 파악은 물론 응급대응 통합시스템도 가동된다.

인천시는 송도 경제자유구역에 스마트 영상 감시 시스템을 구축했다. 국내에 처음 도입된 이 시스템은 수상한 물체나 이상한 행동을 패턴 인식 및 분석 기술로 파악해 초고속 유·무선 네트워크로 관계기관에 통보한다. 패턴 인식으로 물체를 정확히 인식하고 지능적 분석작업으로 주어진 조건에 따라 예측을 할 수 있다.

안전한 도시를 만들려면 접근방식을 바꿔야 한다. 범죄나 응급상황에 사후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이를 사전에 예측하고 예방하는 IT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새해에는 이런 문명의 이기로 범죄를 크게 줄인 안전한 사회로 한 걸음 나아가길 기대한다.

이휘성 한국IBM 사장 ceo@kr.ib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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