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비행기 사고 아랑곳없이 휴대폰 사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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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며칠 전 대한항공 여객기를 이용, 휴가를 다녀왔다.

이륙하기 전 기내 방송에서 여러가지 안전에 관한 설명과 함께 항공기 전자장치에 이상을 가져올 수 있는 휴대폰 사용을 금지해 달라고 거듭 요청해 많은 승객이 휴대폰의 전원을 끄고 이륙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여객기가 막 활주로를 벗어나려는 순간 기내 어딘가에서 요란스레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누군가의 실수로 전원을 끄지 못했거니 생각하고 곧 전원을 끌 줄 알았는데 그 승객은 태연스럽게 전화를 받는 것이었다.

순간 주위 승객들의 당황해 하는 표정이 역력했고 나 또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이같은 상황은 착륙 때도 마찬가지였다. 여객기가 미처 착륙하기도 전에 여기저기에서 휴대폰이 울려댔다.

휴대폰의 전파가 여객기의 안전에 영향을 미친다는 확실한 근거는 아직 없다지만 자신의 안전뿐 아니라 다른 수백명의 승객들의 안전을 생각한다면 너무 무책임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항공사 측도 안내방송에 그칠 것이 아니라 확실하게 금지조치를 취하는 것이 승객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해외에서 우리 나라 사람들이 무질서하고 자신의 편의만 생각하며 공중질서를 무시하는 행태를 보인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들어 이같은 추태가 많이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여객기 안에서 마음대로 휴대폰을 사용하는 등 아직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모습이 곳곳에 남아있어 씁쓸할 뿐이다.

한만섭.인천시 연수구 선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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