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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지금 007 첩보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대한민국 서울은 대북한 정보 수집 1급지' .

한반도 주변 4강(미국.일본.중국.러시아)의 정보수집 각축전이 서울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 계기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6월 평양 정상회담이다.

金위원장이 국제무대에 전격적으로 등장하면서 쏟아낸 북한 정보를 놓치지 않으려는 정보전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일본 총리실 산하 내각조사실, 중국 국가안전부, 러시아 해외정보국(SVR)소속 정보원(IO.Intelligence Officer)들이 2~3배씩 증원 배치돼 첩보 수집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1953년 휴전 이후 47년간 대북 첩보 수집의 중심지로는 베이징(北京).도쿄(東京).워싱턴.뉴욕.베를린.제네바.빈이 사안별로 등장했다.

평양 정상회담이 일거에 중심지를 서울로 바꾼 것. 서울의 고위 외교소식통은 9일 "金위원장이 2박3일간 우리측에 드러낸 일거수 일투족이 최고급 정보" 라면서 "이는 인공위성.고공정찰기 등 기술.통신을 이용해 쌓아 놓은 방대한 대북 정보를 무색하게 할 정도" 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정보 수집에 미국이 가장 민감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특히 각국은 金대통령과 金위원장의 리무진 차량 동승 등 단독 회담 내용 수집에 우선 관심을 기울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 23일 서울에 온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도 여기에 관심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4강의 정보맨들은 金위원장의 대외 인식.권력운영.행태와 관련한 정보를 얻으려 우리측 정상회담 공식.비공식 수행원 접촉에 경쟁적으로 매달리고 있다" 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수출에 신경을 곤두세워온 이스라엘의 모사드까지 뛰어든 것으로 안다" 면서 "대북 정보 역량의 증가는 한반도 외교의 주도권과 연결된 문제" 라고 강조했다.

김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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