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상임고문 잠시 미국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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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權魯甲.얼굴)상임고문이 임시 전당대회(8월 30일)직전 미국에 다녀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고위원 경선 과정에서 자신의 행보를 놓고 불공정 시비가 일어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權고문의 방미계획은 '마틴 루터 킹 인권상' 을 받기 위해 오는 10월로 잡았던 일정을 앞당기는 것이라고 한 측근은 전했다.

당내에선 "한화갑(韓和甲)지도위원과 이인제(李仁濟)상임고문이 치열한 1위 다툼을 벌일 경우 權고문이 난처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 아니냐" 는 분석이 나온다.

같은 동교동계인 韓위원을 지지하면 '동교동계 독주' , 자신과 한때 연대설이 나돌았던 李고문에게 기울면 '동교동계 갈등' 이라고 비쳐진다는 것이다.

權고문이 최고위원 경선 불출마(7일)에 그치지 않고 미국에까지 가는 데는 각 후보진영이 權고문을 득표전에 활용하려는 사태를 막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한다.

실제로 "정권 재창출을 위해 뛰겠다" 는 權고문의 발언이 당내에선 "이인제 고문을 염두에 둔 것" 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현실이다. 범동교동계인 안동선(安東善)지도위원 등 친한 후보도 여럿 있다.

당 일각에선 "경선 과열을 막기 위해 청와대가 權고문의 8월 방미를 주문한 것 아니냐" 는 분석도 나돌고 있다.

權고문은 9일 경기도 용인CC에서 정동영(鄭東泳).김민석(金民錫)의원 등 7명의 재선그룹과 골프를 쳤다. 權고문은 홀가분한 표정으로 "전당대회를 축제분위기로 치르자" 고 강조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權고문에 대한 예우와 관련해 당내에선 지명직 최고위원이나 상임고문직 또는 청와대 정치특보를 맡길 가능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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