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비상구는 '소3당 합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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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오는 17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명예총재와 한국신당 김용환(金龍煥)의원간의 골프회동을 계기로 자민련.민국당.한국신당을 엮는 소3당 합당 논의가 급류를 탈 전망이다.

국회법 개정안이 사실상 물건너 가면서 자민련이 '홀로서기' 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기 때문이다.

이미 자민련과 민국당간에는 오래 전부터 연대의 움직임이 감지돼 왔다. JP와 민국당 한승수(韓昇洙)의원은 먼 인척뻘인데다 민국당 김윤환(金潤煥)최고위원도 연정론(聯政論)을 제기하며 '소수연합' 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왔다.

김용환 의원도 JP가 직접 합류를 권유한다면 더이상 마다하지는 않을 것이란 게 주변의 관측이다. 金의원의 경우 1인 정당의 한계에 6개월 넘게 홀로 당을 이끌어오면서 짊어지는 재정부담도 만만찮다.

3당 연합의 형태를 놓고 현재까지는 "무소속 구락부 형식으로 국회 교섭단체 등록만 하자" 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경우 모양이 기형적인데다 정당 국고보조금도 받을 수 없다. 그래서 자민련 한 당직자는 "결국 지분 협상 등을 거쳐 '합당' 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고 말했다.

물론 자민련 내부에선 반대의 목소리도 많다. 소장파 의원들은 "국회법 개정에 총력을 기울여도 모자란데 왜 엉뚱한 소리가 나오느냐" 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김용환 의원 영입에 대해서도 "누구 때문에 당이 이렇게 됐는데" 라며 뒷말이 나돈다.

하지만 JP의 의중(意中)이 곧 당론인 현실에서 JP가 실제로 합당 작업에 착수할 경우 이탈할 의원이 나오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JP의 한 측근은 "JP는 1995년 당시 9석이던 자민련과 12석의 신민당과 합당을 추진해 교섭단체를 구성했던 경험을 떠올리고 있을 것" 이라고 전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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