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길] 막히면 어때요… 가족과 함께 가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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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15 AM 슬슬 출출해지네

"엄마, 뭐 먹을 것 없어요?" 새벽밥을 먹는 둥 마는 둥 급히 나온 아이들이 출출한가 보다. 휴게소라도 들러야 한끼를 해결할 텐데 늘어선 차들은 움직일 줄 모른다. 권씨도 입이 심심하다.

인공조미료가 '듬뿍' 들어간 휴게소 음식이 싫다면 출발 전 3분만 투자해 보자. 시중에 판매하는 네모난 플라스틱 용기에 든 맛김만 있으면 한입에 넣을 수 있는 '초간단 즉석 김밥'을 만들 수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치즈.당근.오이 등을 채를 썰어 밥 약간과 함께 맛김에 올려 돌돌 말아준다. 만든 김밥을 다시 맛김 용기에 담아 가져가면 휴대하고 버리는 것이 편하다. 고향 가는 길이 반나절 이상이라면 이것 말고도 다양한 먹거리를 넉넉히 준비하는 게 좋다.

할인점에서 보통 봉지의 절반 정도로 소량 포장해 4~5봉지씩 묶어 판매하는 여행용 제품을 구입하면 남긴 과자를 차 안에 흘릴 염려가 없다. 상큼한 디저트가 그립다면 파인애플을 조각조각 잘라 휴대용 용기에 포장한 세트(이마트.180g에 1980원) 등도 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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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30 PM 온몸이 뻐근 스트레칭 한판

꼼짝없이 차 안에 갇혀 있은 지 벌써 일곱시간. 권씨에게 '불청객'이 찾아왔다. 장거리 운전자에게 어김없이 생기는 근육 피로. 길이 막힌다고 차에서 내려 기지개를 펼 수도 없고, 그렇다고 좁은 차 안에서 운동하기도 마땅치 않고.

*** 04:40 PM 방심은 금물 끝까지 조심

앞서 달리던 승용차가 갑자기 비상등을 깜박인다. 곧바로 이어지는 구급차와 교통순찰차의 날카로운 사이렌 소리. 사고가 난 것이다. 2차로에서 찌그러진 채 연기를 내는 사고 차량이 눈에 들어온다. 뒷자리에 가족들을 태운 권씨도 '남의 일 같지가 않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 차를 세워 보닛을 열고 다시 한번 점검해 본다.

*** 05:30 PM 드디어 고향에

무사히 고향에 도착했지만 몸도 마음도 기진맥진. 오랜만에 보는 친지들의 얼굴도 반갑지만 벌써부터 돌아갈 일을 생각하니 아득하기만 하다. 권씨는 추석 음식을 과식하다 배탈이 나 적지 않게 고생한 지난해를 떠올린다. "올해만큼은 추석 후유증이 없어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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