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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피플] 요트 세계일주 성공한 일본 가시마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일본 오사카(大阪)시에 사는 올해 일흔살의 일본인 가시마 이쿠오(鹿島郁夫)가 요트로 단독 세계 일주에 성공했다.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령 기록이다.

오사카에 있는 단노와(淡輪)항구를 나선 그는 뱃길을 떠난 지 3백54일 만인 7일 오전 마을 주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무사히 같은 항으로 돌아왔다.

가시마가 출항한 것은 바다의 날인 지난해 7월 20일. "고령화 사회를 맞아 노인도 뭔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는 것이 그의 출항 이유였다. 길이 13m짜리 요트 '코라사 70' 을 타고 혈혈단신 세계 일주에 나선 것이다.

태평양쪽으로 남하해 지난해 12월에는 라틴 아메리카 최남단을, 올 2월엔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돌파했다. 둘 다 난코스로 유명한 곳이다.

항해 도중에는 요트가 뒤집어지는 난관도 있었지만 그는 이겨냈다. 그래서 단 한군데의 항구도 들르지 않는, 무기항(無寄港)세계 일주에 대한 기대도 높았다.

그러나 지난 5월 오스트레일리아 앞바다에서 돛감기 장치가 고장나 수리용 부품들을 보급받느라 정박을 해 무기항의 꿈은 이루지 못했다.

가시마는 평생을 모험 속에서 산 인물이다.

1964~67년에는 일본인 최초로 태평양과 대서양 단독 횡단에 성공했었다. 첫 단독 요트 세계일주는 67년 당시 66세였던 영국인 프랜시스 찰스 치체스터가 성공했었다.

가시마에게 이번 요트 세계일주 도전은 두번째다.

98년에도 단독 무기항 일주에 나섰다가 엔진 고장으로 하와이 앞바다에서 단념했었다.

검게 그을린, 청년 같은 젊음을 간직한 얼굴로 귀환한 가시마는 이날 "긴 여정이었다. 흔들리지 않는 침대에서 마음껏 자보고 싶다" 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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