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골프 체험기] 백 스윙때 왼쪽 손목 꺾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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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라운드 도중 샷을 잘 하고도 기분이 확 나빠지는 경우가 있다.

'이번 홀은 확실한 파온이고 잘하면 버디도 노려볼 만하다' 고 생각하며 의기양양하게 페어웨이를 걸어갔는데 공이 디보트에 놓여있을 때다.

특히 폭주하는 내장객으로 잔디 관리가 힘든 한국에서는 디벗에서 샷을 해야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필 리츤골프연구소와 한 지붕 아래 있는 올랜도 오렌지 카운티 내셔널 골프 코스의 관리 상태는 특A급이다.

페어웨이는 웬만한 퍼블릭 코스의 그린처럼 촘촘히 깔려 있어 디벗을를 보기 힘들다.

라운드 도중 잘 맞은 티샷이 페어웨이 한가운데 떨어졌다. 그러나 실망스럽게도 공은 디벗위에 뿌려진 모래 위에 놓여있는 것이 아닌가.

결과는 뒤땅치기였고 3온 2퍼팅으로 보기를 범했다. 다음날 레슨때 리츤선생에게 디벗에서 공을 치는 방법을 물었다.

리츤 선생은 "1998년 US오픈 때에도 지금은 고인이 된 페인 스튜어트가 리 잰슨과 우승을 다투다 디벗 때문에 우승 컵을 넘겨준 적이 있다" 며 탈출법을 알려줬다.

첫째, 백 스윙 때 왼쪽 손목을 꺾는다(Cup the left wrist). 왼쪽 손목을 꺾는 것은 리츤 선생의 레슨 때 많이 등장하는 기술적인 포인트다.

손목꺾기는 손등과 팔의 각도가 커지도록 함으로써 스윙 때 클럽의 리딩에지가 디벗 위의 모래와 공 사이를 파고 들어가기 쉽도록 해준다.

이 방법은 깊은 러프에서 클럽을 잔디와 공 사이로 파고들게 해 공을 높이 띄우면서 백 스핀을 넣을 때도 사용하는 데 자세한 설명은 다음으로 미루자.

둘째, 보통 잡는 클럽보다 한 두 클럽 더 긴 채를 선택한다. 즉, 9번 아이언으로 칠 거리라면 8번 또는 7번 아이언을 사용해야 한다.

셋째, 평소보다 스탠스를 약간 열어 허리 회전이 쉽도록 하고 공의 위치는 오른발쪽으로 둔다.

허리 회전을 보통 때보다 빨리 하도록 하는 이유는 디벗의 모래 때문에 클럽 헤드의 스피드가 보통 샷보다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공을 찍어치지 말아야 한다. 모래의 윗 부분을 쓸어내듯 쳐야만 공을 디벗에서 잘 탈출시킬 수 있다.

올랜도〓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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