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중, 미국 미사일방위망 공동견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러시아가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차단하고 자국의 위상을 높이려는 전방위 외교공세를 펼치고 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5일 타지키스탄의 수도 두샨베에서 중국의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을 포함,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 등 4개국 국가원수들과 함께 '상하이(上海) 5개국 정상회담' 을 가졌다.

푸틴과 장쩌민이 만난 것은 푸틴의 당선 이후 처음이다.

'상하이 정상회담' 은 1996년 중국 상하이에서 '국경지대 군사분야 신뢰강화에 관한 협정(상하이협정)' 에 서명한 국가들간에 여는 회담으로 이번이 다섯번째다.

이번 회담에서 러시아는 중국 등과 함께 대미(對美)공동전선을 구축하고 아시아 지역에서 영향력을 증대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상회담에 앞서 4일 열린 상하이 5개국 외무장관 회담에서는 참가국들이 러시아의 전략적 안정화 방안에 지지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적 안정화' 란 미국의 독주를 견제하고 다극화 국제질서를 구축하면서 영향력을 증대하겠다는 러시아의 외교전략이다. 따라서 이번 회담을 계기로 아시아에서 미국을 따돌리려는 러시아의 외교공세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아사히(朝日)신문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러시아는 중국.중앙아시아 3개국과 함께 미국이 탄도탄 요격미사일(ABM)협정을 개정해 국가미사일방위(NMD)망을 설치하려는 시도에 대항하는 공동전선을 구축할 것" 이라고 보도했다.

아사히는 "이를 계기로 앞으로 한반도 정책을 포함, 아시아 국가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전략이 본격화할 것" 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북한과 미사일.경제지원과 관련한 대화 파이프 라인을 유지, 아시아에서 미.중의 외교독주를 견제하려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인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