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걸려든 ‘후크’ 광고 올해 대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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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소비자를 사로잡은 히트 광고들을 살펴보면 유난히 ‘후크(짧고 반복적인 문구나 노래를 앞세워 중독 효과를 노림)’ 광고가 많았다. 귀에 쏙쏙 들어와 흥얼거리게 만드는 CM송이나, 캐치프레이즈(타인의 주의를 끌기 위해 내세우는 기발한 문구), 심지어 춤이나 동작도 반복적이고 따라 하게 만드는 효과를 노렸다.

KT의 ‘SHOW 때문이다’ 광고는 ‘때문에~’라는 반복적인 문구와 노래로 인기를 끌었다. 소비자들이 체감하고, 공감하기 쉽지 않은 주제인 ‘혁신’을 쉽게 알리기 위해 후킹 기법을 도입했다. 도넛은 폭풍우 ‘때문에’, 하이힐은 배설물 ‘때문에’, 빨대는 움직이지 못하는 아픈 아이 ‘때문에’ 탄생했다는 일화를 연속적으로 소개했다. 개그 프로그램이나 사용자제작동영상(UCC) 패러디로 ‘때문에’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한국시리즈 우승팀 기아의 공식응원가로 ‘때문에’ 개사곡이 나왔고, 야구장에도 ‘니들 때문에 연애질도 포기했다’ ‘최희섭 때문에 남편 저녁 포기했다’는 웃음을 자아내는 패러디 응원 피켓이 등장했다.

김연아가 귀엽게 춤을 춰 대박 광고가 된 ‘씽씽~하우젠’ 역시 김연아가 직접 부른 ‘씽씽 불어라~씽씽 하우젠’이란 후크송을 소비자들이 따라 부르게 하며 히트 광고로 자리매김했다. 후크송은 TV 외에 인터넷 등 다양한 공간에서 내려받을 수 있게 해 더 빨리 퍼지도록 했다.

음악 이외에 움직임을 후킹 요소로 활용한 광고들도 인기를 끌었다. 몸을 부르르 떠는 몸동작으로 콜라의 상쾌함을 표현해 웃음을 준 코카콜라 광고가 대표적. 또 브랜드가 가진 어감을 발도장·삽·손가락 등이 찌르거나 누르는 다양한 동작을 반복하면서 녹여낸 QOOK 광고도 후킹 효과를 거둔 성공작이다. 흔들고, 짜고, 주무르는 세탁기의 다양한 움직임을 모델 이나영이 노래와 함께 반복적인 손동작으로 보여주는 ‘트롬 세탁기’ 광고도 후킹 효과를 노렸다. 이나영의 손동작을 통해 ‘6모션’이라는 트롬의 특장점을 소비자들 뇌리에 인식시켰다.

신훈주 KT 통합이미지 담당 팀장은 “중독성 강한 멜로디와 동작들은 소비자의 무의식에 작용해 단기간에 제품과 브랜드를 쉽게 인지시킬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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