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세희 의학전문위원에게 물어보세요] 치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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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문> 57세 되신 어머님께서 IMF체제 이후 경제적으로 심한 곤란을 받으시면서 가장 없이 생활을 꾸려가야 하는 현실을 몹시 괴로워 하셨어요. 이후 건망증도 심해지시고 실수도 잘 하시는데 본인이 실수한 일에 대해 알고 나면 울면서 발을 구르거나 눈동자의 초점을 잃는 등 히스테릭한 행동을 보이세요. 본인이 치매에 걸린 게 아닌지 걱정을 몹시 하십니다. (경기도 33세 딸)

<답> 어머니는 갱년기 이후 여성에게 오는 우울증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폐경 이후 여성은 심리적으로 우울증이 잘 생길 수 있는데다 생물학적으로도 우울증에 매우 약하답니다.

환자는 불안해 하면서 짜증이나 화를 많이 내고 기억력이 떨어지는 증상을 주로 나타냅니다.

흔히 가성(假性)치매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언뜻 보기엔 치매가 시작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바보가 된 듯 멍해지기도 하고 기억력이 떨어지면서 성격도 변하지요. 실제로 이런 환자를 접하는 보호자들도 환자가 치매가 시작됐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57세는 아직 치매가 시작되기엔 다소 이른 연령일 뿐 아니라 정말 치매인 경우 환자는 자신의 치매 증상 그 자체 때문에 괴로워 하지는 않아요.

다행히 정신과에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 계통의 항우울제를 복용하면 치료효과가 잘 나타납니다.

약을 복용한 지 2~3개월이 지나면 증상은 좋아지지만 이때 약을 끊으면 재발이 잘 되므로 좀 더 오래 복용을 해야 합니다.

치료기간은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할 수록 길어지기 때문에 서둘러 전문의를 찾으시길 바랍니다.

통상 1년정도 약물복용을 하면서 정기적인 상담을 받으면 됩니다.

◇ 문의내용은 정보과학부팩스(02-751-5627)로 보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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