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지붕 황금색칠 의원들 호통에 취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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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국회 사무처가 국회의사당의 돔형 지붕을 황금빛으로 바꾸려는 계획을 내놓았다가 의원들의 호통을 듣고 폐기했다.

내년 예산 중 여의도 의사당 돔(연록색)을 새로 단장하는 공사비 4억9천만원을 신청했다가 28일 국회운영위에서 전액 삭감된 것.

한나라당 김무성(金武星)의원 등 여야 의원들은 "때가 어느 때인데 이런 걸 추진하느냐" 고 다그쳤고, "3~4년마다 5억원씩 들여 다시 칠해야 하는 낭비에 국회의원들이 모두 덤터기를 쓰게 된다" 는 지적도 잇따랐다.

이종택(李鍾澤)사무처 관리국장은 "밤에 보면 국회 모습이 우중충해 야경(夜景)에 어울리는 황금색으로 지붕을 바꾸자는 의견이 있었다" 고 답했다.

결국 "누가 엉뚱한 발상을 냈느냐, 국회 주인이 사무처냐" 는 의원들의 추궁 끝에 이 계획은 철회됐다.

'황금돔' 계획은 파리의 오벨리스크 등 황금안료로 도금한 조형물을 보고 온 직원들의 건의에 따라 '환경미화' 명목으로 입안됐다.

사무처는 또 직원용 사우나.헬스시설을 만드는 비용으로 7억7천만원을 신청했다가 의원들로부터 절감 지시를 받았다.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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