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유도] '11년지기' 이은경, 정성숙 응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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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성숙이와 함께 시드니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었는데…. "

양궁 세계랭킹 1위 이은경(28.한국토지공사)이 29일 난데없이 유도경기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유도 국가대표 최종선발전에 출전한 '11년지기' 정성숙(포항시청)을 응원하기 위해서였다. 다음달 1일 예천 대통령배대회를 앞두고 있는 이은경은 토지공사 팀 동료들까지 데리고 경기장을 찾았다.

최근 양궁 대표선수 선발전에서 탈락해 시드니올림픽 금메달 꿈을 접은 이은경은 그러나 정성숙이 승승장구해 결국 태극마크를 달게 되자 자신의 일 인양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가 없는 틈에는 몸을 안마해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은경과 정성숙이 처음 만난 것은 1989년 태릉선수촌에서 합숙훈련할 당시. 양궁.유도 대표팀 막내였던 둘은 우정을 키워나갔다.

정성숙은 이은경으로부터 양궁을 배워 태릉선수촌에서 가끔 활 시위를 당겨 보며 기분전환했고, 이은경은 유도의 웬만한 기술은 알 정도가 됐다.

두 선수는 94히로시마.98방콕 아시안게임에 함께 갔으나 96애틀랜타올림픽에는 이은경이 예비선수로 출전했기 때문에 함께 올림픽 메달은 따지 못했다.

국제양궁연맹(FITA)의 와일드카드 진출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는 이은경은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실망하지 않는다" 며 "유도가 훨씬 힘들고 거친 운동이라 가끔 성숙이가 안쓰럽다" 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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