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측 변호인 조광희 변호사 “검찰 묵살한 반대 진술 법정에서 드러내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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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전 총리의 변호인인 조광희 변호사는 “검찰이 수사 내용과 반대되는 제3자의 진술이 있음에도 이를 확보하지 않았다”며 “검찰이 조사 과정에서 묵살한 반대 진술들을 법정에서 하나하나 드러내겠다”고 23일 밝혔다. 그는 “수사 결과는 검찰의 의견에 불과할 뿐 확정된 사실이 아니다”며 “재판 결과에 의해 밝혀질 사실이 미리 보도되면 전 국민과 재판부에 예단을 줄 염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조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검찰 수사에 어떤 문제가 있나.

“검찰은 곽 전 사장의 진술만을 피의 사실의 유일한 증거로 들었다. 하지만 이마저 신빙성과 일관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어떤 뜻인가.

“체포영장 발부 이전과 이후를 비교했을 때 언론을 통해 나온 곽 전 사장의 진술 및 검찰의 수사 내용이 크게 바뀌었다. 돈의 액수·날짜·청탁 대상이 된 공기업 임원 자리 등 본질적인 혐의 사실이 번복됐다.”

-곽 전 사장의 진술을 믿을 수 없는 이유는.

“횡령 혐의로 구속돼 있어 절박한 상황에 있는 사람이다. 한 전 총리와 대질 신문을 하는 과정에서 검사에게 ‘살려 달라’고 애원할 정도로 궁박한 처지에 있는 사람이 한 진술을 타당한 증거로 받아들일 수 없다.”

-총리공관 식사 자리에서 한 전 총리가 곽 전 사장에 대한 청탁 발언을 한 건 맞나.

“당시 자리에 함께 있던 정세균·강동석 전 장관 모두 그와 같은 발언은 없었다고 확인했다. 검찰은 한 전 총리가 청탁 발언을 했다는 어떠한 증거도 확보하지 못한 채 곽 전 사장의 일관되지 못한 주장에만 근거해 기소했다.”

-뇌물을 주고받는 상황의 특성상 돈을 준 사람의 진술이 결정적이지 않나.

“뇌물죄가 은밀한 범죄이긴 하지만 검찰은 그 은밀성을 드러내기 위한 금원의 출처 등 객관적인 증거 자료를 전혀 확보하지 못했다.”

-검찰이 휴대전화 통화 내역 등을 확보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런 증거 확보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한 전 총리가 정세균 전 장관과 곽 전 사장을 오찬에 함께 부른 이유는.

“한 전 총리가 불렀다고 단정 짓지 말아 달라. 법정에서 자세한 내용을 말하겠다.”

-총리공관 오찬 후 곽 전 사장이 가장 늦게 나왔나.

“그와 같은 검찰 주장과 반대되는 진술이 있는데 검찰은 반영하지 않았다.”  

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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