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빛낸 기업] 프로스펙스, 걷는 운동화 ‘W’로 재도약 날갯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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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스펙스 W를 신고 걷는 여성 모델. [프로스펙스 제공]

2007년 LS그룹이 인수한 스포츠브랜드 프로스펙스가 재도약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무기는 스포츠워킹 토털 브랜드 ‘W’다. W의 시작은 국산 스포츠브랜드 시장을 나이키나 아디다스 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점령하고 있다는 현실 인식에서 출발한다. 이런 현실을 뒤집기 위해 프로스펙스는 ‘뛰는 운동화’에서 ‘걷는 운동화’로 운동화의 패러다임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국내 걷기 운동 인구가 1000만 명에 이른다는 점도 감안했다.

한국인의 걷기에 맞는 운동화를 만들기 위해 프로스펙스는 체육과학연구원에서 걷기 운동 때 다리에 가해지는 충격, 발의 압력 분포, 동작 테스트 등을 수십 차례 진행했다. 또 걷기 운동을 즐기는 모든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도록 각각의 걷기 습관과 환경에 맞춘 7개 라인 48종의 스포츠 워킹 전문화를 개발했다. 이런 노력과 연구를 토대로 지난 9월 출시한 국내 최초의 스포츠 워킹 토털 브랜드가 ‘W’다.

출시 후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출시 한 달 만에 LS네트웍스의 신발 관련 매출 중 80%를 차지하는 대박을 냈다. 특히 파워 워킹에 최적화된 ‘베스트기어(11만2000원)’는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단일 제품으로만 3만 족 이상 팔리는 빅 히트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또 스포츠워킹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스펙스 W홈페이지(prospecs.com)는 걷기 정보 사이트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오픈 석 달 만에 130만 명 이상의 방문자를 기록한 것. 서울·경기 등 수도권, 특히 강남·목동·분당 등 부촌을 중심으로 매출이 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목동 현대백화점에선 스포츠브랜드 나이키의 매출을 추월하기도 했다. W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보편적인 운동인 걷기를 타깃으로 했지만 결론적으로 프로스펙스 브랜드의 고급화에도 일익을 담당했다.

과거 프로스펙스 브랜드를 단 운동화의 실제 구매가는 켤레당 4만~5만원이었다. 하지만 W 론칭 후엔 세일 없이 평균 10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 프로스펙스는 이런 제품 우위를 바탕으로 3년 이내에 매출 3000억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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