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세대] n세대 아르바이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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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n세대와 돈' 하면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인물이 고졸 벤처기업가 이상협(李相協.21)씨.

한국과학기술원(KAIST) 특례입학도 포기한 채 만 18세인 1998년 컴퓨터 실력 하나만 믿고 벤처기업을 차린 그는 멀티미디어 제작도구인 '칵테일' 을 개발, 현재 20여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그의 주변은 '제2의 이상협' 을 꿈꾸는 또다른 n세대로 붐빈다.

'벤처기업을 차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요' '저도 그 회사에 취직할 수 있을까요' 등의 e-메일이 한달이면 1백여통 그의 앞에 도착한다.

그러나 이들 중 꿈을 이룰 수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李씨는 "이들 중 벤처에 뛰어들 만큼 컴퓨터 실력이 있는 경우는 10% 정도입니다. 나머지는 포기하고 학교생활에 충실하라고 얘기합니다. 안타깝죠. "

李씨처럼 재능있는 극소수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n세대는 전통적인 학교교육 체제에서 교육을 마쳐야 한다.

'소비 홍수' 에 깊이 젖어 가는 이들이 그 체제에서 물질적 필요를 해결하고 경제교육을 받아볼 기회는 거의 없다. 부족한 용돈을 메우기 위해 택하는 알바(아르바이트)가 기회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n세대의 대표적인 아르바이트는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점. 시간당 1천5백원에서 2천원 정도 받는다.

신촌의 한 편의점에서 일하는 朴모(21.D대 2년 휴학)씨는 "집이 어려워 등록금을 벌기 위해 나섰는데 피곤하긴 하지만 보람있다" 며 "올 8월에는 복학할 것" 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각광받고 있는 알바는 단연 PC방. 시간당 보수는 1천6백원에서 2천원 사이지만 시간 남을 때 게임이나 채팅을 할 수 있기 때문. 가장 호사스러운 알바는 과외. 1주일에 4~5시간 투자해 30만~50만원을 번다. 대학생에 한정되는 게 단점.

내레이터 모델도 수입이 짭짤하다. 주말 이틀 동안 3~4시간 일해 하루 7만~8만원을 받는다. 한달이면 40만원을 벌 수 있다.

K대 3학년 장모(21.여)씨는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를 선택해 할 수 있는 게 장점" 이라고 말했다.

박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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