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주가 어디로 갈까] 800선 갈림길…실적이 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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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종합주가지수가 850대의 균형을 깨고 820대로 단숨에 밀리면서 주가 전망이 다시 분분하다.

약세장에서의 반짝 상승(베어마켓 랠리)이 마감됐다는 시각과, 상승장에서 나타나는 숨고르기라는 견해가 팽팽히 맞선다. 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어 투자 심리는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 800대 초반이 관건=추석 연휴 이후 장세 전망은 주요 증권사마다 다르다. 연말까지 주가지수가 1000을 돌파한다는 곳에서부터 올해 최저치인 720선까지 다시 내릴 곳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어느 경우나 단기적으론 시장이 조정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대체로 800대 초반까지 밀릴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때 가서 주가지수가 800선을 밑으로 내려가느냐, 아니면 반등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한다.

삼성증권 유승민 연구위원은 "큰 추세가 상승장으로 들어선 것이라면 주가는 이번에 810선 밑으로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말을 뒤집어보면 주가가 그 아래로 확 밀리면 여전히 하락장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는 진단이 가능하다.

시장에선 주가가 더 떨어지면 주식을 사겠다는 세력이 두텁게 포진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투증권 남명우 부장은 "주가가 단숨에 860포인트까지 상승하는 바람에 주식 매수타이밍을 놓쳤던 투자자가 많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LG투자증권 이윤학 연구위원은 "주가가 800선 아래로 떨어지면 약세장인 것이 확인된 셈인 만큼 매수 시점을 더 늦춰야 하고, 주가가 800선 근방에서 튼튼하게 버텨주면 그때 가서 분할 매수에 들어갈 만 하다"고 말했다.

시장 분석가들은 추석 연휴가 끝나고 쏟아져 나올 국내외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을 주시하라고 권고한다. 실적이 좋다면 최근 주가 급등이 정당성을 얻지만, 실적이 기대에 못미친다면 주가는 이상 급등한 셈이 된다.

◆ 지수보다 종목을 봐야=최근 시장에선 주가지수 움직임과 상관없이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는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다. 실적이 뒷받침되는 우량 종목에는 돈이 계속 몰리고 있는 것이다.

우량주들이 갈수록 '물량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삼성전자만 해도 지난해 3월보다 유동주식물량이 43%나 줄어들었다. 국민은행, 현대차, LG전자 등도 40% 이상 감소했다. 유동물량이 줄면 주가가 그 만큼 탄력적으로 오를 공산이 크다. 조정은 받더라도 어느 시점에선가 다시 튀어 오르면 따라 잡기가 쉽지않을 것이란 얘기다.

증권사들이 장세 진단은 달리 하면서도 한 목소리로 배당주를 추천하는 것도 귀기울여 볼 대목이다.

이상렬.윤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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