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 D-5 중간상황 점검] 약국 사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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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약국에 처방전대로 조제할 약이 없다.

복지부에 따르면 의약분업 시행을 닷새 앞둔 26일 현재 전국 1만8천여 약국 중 전문의약품을 완비한 곳은 절반 가량이다.

서울시내 약사회의 60% 정도가 도매상에 주문을 냈지만 복지부가 정한 전문의약품 준비 최종시한인 24일을 넘긴 현재까지 공급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추세로 가면 7월 1일에도 환자가 처방전대로 약을 구하지 못해 헛걸음할 가능성이 크다.

약 주문이 늦었다. 복지부가 정한 1차 시한인 지난 17일에도 서울시내 약국들 대다수가 주문

을 하지 않고 있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약효동등성 리스트를 이달 초 확정하는 바람에 약 주문시기가 자동적으로 늦어졌다.

게다가 의료계 폐업으로 의약분업 실시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한 약국들이 주문을 미뤘다. 의약품 구입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았던 점도 작용했다.

동네 의원들로부터 다빈도 처방약 리스트를 받지 못해 의료보험연합회로부터 뒤늦게 리스트를 받는 바람에 주문 시기가 늦어진 이유도 있다.

약사법 개정을 두고 의.약간의 충돌이 예상됨에 따라 의료계가 폐업을 철회한 이후에 약 주문을 미루고 있는 약국도 상당수다.

광진구 약사회는 "약품 구매에 드는 비용도 부담스러운데다 혹시 구입을 했는데 분업이 연기되면 재고가 될까봐 보류했다" 고 전했다.

관악구약사회 역시 약사들이 결정을 못하고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약국의 조제 대기시간이 길어질 듯하다. 약국이 처방전을 소화하기 위해 자동포장기를 구입해야 하는데 구입을 미루는 데가 많다.

또 대기시간 동안 환자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하나 이에 대한 투자를 거의 하지않고 있다.

이밖에 야간이나 휴일 조제를 위해 추가로 약사를 채용해야 하지만 인원을 늘린 약국이 그리 많지 않다.

기선민.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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